음원값 오르나?...사업-저작권자 힘겨루기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원 시장 상생방안 모색에 나섰지만 이해 관계자 간 이견이 첨예해 중재에 애를 먹고 있다. 권리자단체와 사용자단체가 음원가격을 놓고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업계에 따르면 문화부는 지난해부터 ‘저작권 상생협의체’를 운영해 왔다. 음원사용료와 유통구조 개선으로 음원시장을 활성화하자는 게 취지다.
음원 가격 할인율 축소와 수익배분비율 조정, 디지털음성송신 규약 조정이 주요 안건이었다. 하지만 이해당사자간 견해가 크게 엇갈렸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음악실연자연합회 등 저작권 단체는 현행 음원가격 할인율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원유통사업자가 음원을 묶음으로 할인판매하면서 음원 가격이 왜곡됐다는 것이다. 멜론이나 벅스, 지니뮤직 등 소비자에게 다운로드와 스트리밍 상품을 묶어 크게 할인해 팔면서 음원 가격이 정상 가격 대비 30~60%에 유통된다는 게 권리자 측 견해다.
한 저작권단체 관계자는 “음원 유통 사업자가 정상 가격대비 30~60% 불과한 묶음상품으로 음원을 판매하면서 1곡 다운로드 600원, 스트리밍 3.6원이란 가격정책이 무의미해졌다”고 꼬집었다.
수익배분율과 관련해서도 미국 등 해외에서는 권리자 몫이 70%인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보다 10%포인트 낮은 60%로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사용자단체는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 가입자 이탈과 함께 시장 파이가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현행 묶음판매와 가격정책으로 그나마 가입자 이탈과 불법 음원소비를 막고 있는데 할인폭 축소와 수익 배분 조정이 이뤄지면 소비자 가격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근 무료 스트리밍 음악이 모바일에서 확산되는 추세여서 섣불리 가격을 올렸다간 사업자와 권리자 모두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격에 반영하지 않더라도 수익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가격정책 변화에 반대를 표명했다.
권리자와 사업자 간에 의견이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음반제작자가 음원 유통사업자를 겸하는 곳도 있어 수익배분에는 찬성하지만 할인폭 조정에는 반대하는 사례도 있다. 디지털음성송신 규정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체계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문화부는 모든 사안을 당장 해결할 수는 없지만 부분적으로 결론을 낸다는 방침이다. 김현모 문화부 저작권정책관은 “이해관계자 간에 의견 차가 커 결론을 내기 어렵다”며 “합리적 조정안을 이르면 이달까지 만들어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