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디스플레이가 중대형 터치스크린패널(TSP)에서 사파이어 웨이퍼로 성장동력 중심축을 옮기고 있다. 중대형 TSP 주요 수요처인 태블릿PC 시장이 지지부진한 반면에 사파이어 웨이퍼 시장은 수요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진디스플레이(대표 심임수)는 지난 3~4년간 태블릿PC 시장 성장 수혜를 톡톡히 본 대표 기업이다. 기존 TSP 업체가 스마트폰용 소형 TSP 생산에 집중한 것과 달리 일진디스플레이는 7인치 이상급 중대형 시장을 공략해 큰 효과를 봤다. 필름 TSP 업체가 실적 부진을 겪는 동안에도 일진디스플레이는 나름 선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산 저가 태블릿PC가 난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TSP 사업 매출은 지난 2013년 6280억원에서 지난해 4130억원으로 줄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소형 TSP 생산 확대로 수요 부진에 대응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에도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일체형 TSP를 쓰면서 필름 제품 수요가 점차 줄어든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필름 TSP 수요가 줄어든 데다 중국 업체 저가 공세로 이중고가 이어졌다”며 “그나마 일진디스플레이는 생산 효율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 성장으로 TSP 사업 부진을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사파이어 웨이퍼 매출은 지난 2013년 31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410억원으로 35% 이상 늘었다. 올해는 75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커지면서 사파이어 웨이퍼 수요가 점차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 2013년 사파이어 웨이퍼 매출 비중은 5%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5%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사파이어 웨이퍼 원재료 잉곳 내재화 비중을 끌어올려 외형 성장뿐 아니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이 생산능력을 늘리기 시작해도 당분간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올 들어 사파이어 잉곳 및 웨이퍼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아직 TSP 사업에 비해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 비중이 낮지만, 성장세는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위: 억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