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경제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택지개발·도로건설·간척 등 전 국토에 걸친 성장과 개발 위주 정책 영향으로 다양한 유형 자연환경 훼손이 발생했다. 자연환경 복원력 또는 회복 탄력성에 대한 과신으로 보전을 외면한 결과 복원 능력을 잃어버린 생태계가 점차 늘어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생태계 복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지만 복원 대상지 생태적 이해, 복원재료 올바른 선택 등을 무시하고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도로공사와 더불어 생겨나는 절개지에 초기 발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작물 종자들을 무분별하게 뿌리고 있으나 국내외 학계에서는 이런 복원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지적된다.
하천복원 사업, 간척지 녹화 사업 등에도 대상지별로 적절한 복원 목표 수립이나 적용 소재· 기술 검증 없이 사업이 진행돼 사업지역 환경조건에 맞지 않은 복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환경부는 생태적 환경복원 기술 로드맵을 구축하고 체계적 지원 체제를 마련했다. 생태계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동시에 다양한 환경복원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생태계 복원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R&D 예산지원을 늘리고 있다.
환경복원사업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은 개발과정에서 많은 예산과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개발된 기술 현장적용성에 대한 모니터링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술개발과 사업 연계성이 매우 높다. 국내 환경조건에 적합한 맞춤형 생태계 복원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다.
R&D사업 지원을 맡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생태계 복원기술 개발에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370억원을 지원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산업선진화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생태계 복원기술 개발을 추진하는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환경산업선진화기술개발사업 생태계 관리기술 분야에서는 원활한 생태계 복원사업 추진을 위해 복원기술 실용화와 실증화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항목은 △자생종을 활용한 생태복원기술 △종자은행을 통한 자생종 확보 및 보존기술 △하천 연약지반 및 훼손지역에 특화된 복원기술 △훼손된 DMZ일원 복원기술 △야생동물 생태통로 조성 등이다.
개발된 생태계 복원기술로 생태계 보전과 사업화에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생물서식처 확보를 위한 ‘친환경적 하상 구조물 조성기술’은 현장 적용돼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는 등 환경적 성과와 급류하천 훼손된 연약지반 복원기술로 사우디와의 기술협약을 통해 230만달러 수출계약을 달성했다.
이처럼 환경복원기술 개발은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한다. 영국·독일·미국·호주 등 선진국은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세계 훼손지 복원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세계 환경복원기술 시장 가치는 2013년 595억달러로 집계됐으며, 2020년 800억달러 이상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환경복원기술 시장은 전체 약 2조원 이상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환경부에서 집행하는 생태하천복원, 자연환경보전·관리 분야 정부 예산도 연간 3000억원이 넘는다.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실력을 갈고 닦아 해외시장을 노력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장은 “지속적인 생태계 복원기술 연구개발을 통해 급변하는 기술시장 신규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며 “해외 선진기술국과 격차를 좁히고 나아가 경쟁력 있는 기술과 산업구조 구축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생태적 복원 관련 R&D사업으로 도출한 연구결과물이 생태계 본연 기능을 회복해 국가 생물다양성, 생태계 서비스 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