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자리 만드는 핀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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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은 우리 일상을 편리하게 할 뿐만 아니라 업무를 대체하기도 한다. 금융산업에도 정보기술(IT)이 융합되면서 사람이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을 대체했다. 현금자동입출기(ATM)와 인터넷 뱅킹이 대표 사례다. 행원 없어도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매해 은행 점포 수는 줄고 있다.

수십 년간 부지불식간에 IT가 금융업에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국내에는 ‘핀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금융과 기술이 합쳐져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만들어지고 있다.

금융업 종사자는 핀테크에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인력으로 해결하던 전통적인 업무를 새로 등장한 혁신기술이 대체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매년 줄어드는 은행 공채 직원 모집 인원수에 민감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권이 핀테크를 받아들이는 이유는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함이다. 기술이 사람을 대체할지 모른다는 단편적인 불안감이 기업 내에 팽배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핀테크 등장으로 고객에게는 고품질 서비스가 제공되고 은행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최근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희망퇴직 도입이 한창이다.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도다. 전통적으로 최고 직장이라 손꼽혔던 은행권에 핀테크 열풍과 희망퇴직 열풍이 자연스레 겹치면서 은행원 속내는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핀테크가 금융권 일자리를 줄인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핀테크 요람인 영국 ‘테크시티’에서 최근 30%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기술이 사람 일을 대체할 수 있지만 핀테크 운영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 핀테크가 IT 분야에서 수많은 일자리 창출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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