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미네이터를 봤다면 스카이넷(Skynet)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 기관이 스카이넷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넷은 휴대전화 위치 정보와 통화 기록 등을 바탕으로 테러리스트 의심 인물을 밝혀내는 시스템으로 미 국가안보국 NSA 전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이 공개한 자료를 바탕으로 밝혀낸 것.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스카이넷은 자아를 지니고 있으며 자신의 존재를 위협하는 적으로 간주해 인류를 몰살하는 존재다. 하지만 실제 NSA가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실제 스카이넷은 주로 알카에다와 관련한 테러리스트를 식별하는 데 주로 이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넷은 휴대전화 단말기의 위치 정보는 물론 통화 기록 같은 메타 데이터를 활용해 엄청난 수의 통화 기록에서 특정 행동 패턴을 지닌 단말을 뽑아낸다. 예를 들어 한 달 전 파키스탄 도시에서 특정 인물에 전화를 걸었던 사람이나 수상한 행동, 그러니까 SIM카드나 단말을 교체하거나 수신 전용 단말기를 쓴다든지 여러 조건을 특정할 수 있다.
이렇게 테러리스트 용의자를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스카이넷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관련이 없는 인물이 용의자로 의심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테러리스트 용의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 알자지라의 이슬라마바드 지국장의 경우 지금까지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알카에다 지도자와 독점 인터뷰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스카이넷은 그가 알카에다 지도부와 통화를 했다는 이유로 추적을 했다고 한다. 이는 기자 입장에서 테러리스트와 접촉한 것이지만 이런 인물도 테러리스트로 간주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스카이넷은 실제 공격을 수반한 시스템은 아니다. 영화처럼 방어와 공격 2가지 구조를 모두 갖춘 건 몬스터마인드(MonsterMind)라고 불리는 시스템이다. 몬스터마인드는 미국을 향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을 조사하고 실제 공격이 발생할 경우 자동 방어하는 한편 사이버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보복 공격을 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 미래에는 물리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컴퓨터에 의한 방어와 공격 시스템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홀릭팀
이원영IT칼럼니스트 techhol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