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온고지신]자원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도전이 필요하다

최근 화석채굴 방식이 아닌 새로운 기술로 채굴되는 비전통 에너지자원이 주목받고 있다.

셰일가스나 셰일오일, 석탄층메탄가스, 그리고 메탄을 주성분으로 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메탄이 95% 이상 함유되어 있어 메탄가스 수화물로도 불린다)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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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얼음(Burning Ice)’이라고도 불리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가스와 물이 높은 압력과 낮은 온도의 특수한 자연환경에서 고체상태 즉 얼음상태로 변형돼 형성된다. 수심 500m 이상 심해저 대륙사면과 해양분지 그리고 영구동토지역에 존재한다. 세계적으로 약 10조톤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 광범위하게 부존돼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성분 대부분이 메탄으로 이뤄져 미래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메탄가스로 인한 지구 기후변화와 해저면 지반 안정성에 미칠 수 있는 영향도 과소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과학기술계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까지 이를 개발할 수 있는 생산기술조차 확립돼 있지 않은 상태다. 연구개발과 단기간 소규모 실증시험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가스 하이드레이트와 관련해 보고서 2종이 발간돼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이 가스 하이드레이트 지구적 동향과 전망을 정리해 발간한 ‘프로즌 히트(Frozen Heat, 얼어있는 열)’와 독일 비영리단체인 마리부스(Maribus)에서 발간한 해양자원에 관한 보고서(World Ocean Review 2014)다.

UNEP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각국 전문가를 모아 빠르게 성장하는 과학적 지식 및 기술 발전을 종합해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관한 지구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진 3명이 집필진으로 참여했다.

총 2권으로 구성된 ‘프로즌 히트’ 보고서 제1권은 가스 하이드레이트 형성과 국지적인 생태계 영향 및 전 지구적 기후변화 영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가스 하이드레이트 개발 시, 메탄으로 인한 기후변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나, 이보다는 메탄 방출로 인한 해저 생태계 변화에 대한 관측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제2권은 가스 하이드레이트 자원으로서 가치와 안전한 생산기술, 해저면 안정성 영향 및 사회, 정치적 이슈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UNEP는 이 보고서를 통해 정부 및 산업 관계자에게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포함한 자원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수립과 행동 결정에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이와 같은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일반 대중의 궁금증과 우려를 해결해주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대한 알려진 과학적 지식이 여전히 일부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장기간 연구개발 로드맵을 갖고, 복잡하고 많은 비용이 드는 기술적 도전과제를 정부 주도하에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함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리부스의 해양자원보고서는 가스 하이드레이트뿐 아니라 해양에서 산출되는 석유와 가스자원, 망간단괴, 망간각, 해저열수광상 등 개발 가능성과 어류 등 해양생태계 중요성에 대한 이슈를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청정에너지로서 기회를 주는 동시에 메탄가스 추출 시 발생할 수 있는 기후 안정성과 해저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위험도 평가도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를 포함한 해양석유와 가스, 심해저광물자원에 대한 양면성, 즉 개발에 대한 기회와 해양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 세계가 어떠한 개발 구도를 가지고 갈지 국가 간 협력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보고서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대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보다 더 많은 내용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에 대부분 전문가가 동의한다.

최첨단 관측 장비를 이용한다 해도 해저 퇴적층의 과거 지질역사를 복원하고 퇴적층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미세한 움직임을 관측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 2013년, 일본이 자국 해역에서 최초로 해양 시험생산을 짧은 기간 실시했다. 하지만, 이는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본격적인 생산기술 개발을 위한 신호탄에 불과하다. 장기간 실증시험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자 계획하고 있다.

이처럼 가스 하이드레이트 연구개발은 세계적으로도 과학적·기술적인 도전과제 중 하나이다. 어떻게 보면 아직 시작단계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약 10년 간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새로운 도전과제와 목표를 정립하고, 가스 하이드레이트와 이를 포함한 해양에너지자원에 대한 지속적인 정부정책과 관심이 필요하다.

인류는 철을 발명해내기까지 석기와 청동기시대가 거쳤고, 많은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철을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지금은 지속적인 시행과 착오, 그리고 또 다른 도전과 새로운 생각을 이어나가야 할 때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뿐만 아닌, 인류를 지속가능하게 해줄 모든 자원에 있어서 말이다.

이성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가스하이드레이트연구실 책임연구원 srlee@kiga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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