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이차전지를 앞세워 에너지 신사업을 확대한다. 그룹계열사 현장 실증을 거친 뒤 이르면 연말 양산한다.
리튬이온배터리(LIB)가 대세를 굳힌 이차전지시장에 신기술인 레독스 플로 배터리(RFB)가 균열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롯데마트 평택지점에 250㎾h급 아연·브로민 레독스 플로 배터리(RFB)를 설치하고 실증에 돌입했다. 아연·브로민 RFB로는 우리나라 최대 용량이다.
심야 등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 전력을 저장하거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피크시간대 사용한다. 실증은 안전성 및 전력 저장 효율에 초점을 맞췄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0㎾h급 장비를 충남 대산사옥에 설치했으며 최근까지 실험실에서 50㎾h급 모듈을 연결한 250㎾h급 제품을 실증해왔다. 500㎾h 단일 모듈시스템도 올해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업계는 현장 실증에 이어 롯데케미칼 RFB 양산이 임박한 것으로 봤다. 기술 실현을 위해 지난 2013년 미국 ZBB에너지와 제품 개발 및 라이선싱 계약을 맺었다. 핵심 부품인 스택 제조 기술을 이전받은 뒤 독자적(3세대) 스택 기술을 확보했으며 전체 시스템 구축 역량도 갖췄다. 국산화율이 90% 수준에 근접하면서 롯데케미칼은 이르면 연말 또는 내년 양산과 본격 영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케미칼이 RFB를 양산하면 국내외 ESS시장에서 LIB계열 제품과 격돌한다. ESS시장은 LIB가 독주해왔다. 하지만 RFB가 LIB에 비해 용량 확대가 쉽고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적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 양산 기준으로 RFB 생산구축 비용은 LIB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파이크리서치는 2020년 글로벌 ESS시장에서 LIB(33%), 납축전지(25%)와 함께 RFB(21%)가 세를 넓힐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구체적 양산 계획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이르면 연말에 가능한 수준 역량은 확보했다”며 “사업 초기고 아직 실증으로 제품 성능에 면밀한 검증을 거쳐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