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자동차노조(UAW)가 12년 만에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 자동차 산업 성장보다 임금 수준이 낮다는 판단이다.
USA투데이 등 외신은 UAW가 올 가을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고 26일 보도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활황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3개사는 지난해 8년 만에 최대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미국 경기 회복으로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선 덕이다. 각 사 생산 공장은 모두 풀가동 중으로 알려졌다.
UAW는 지난 2003년 협상에서 2%의 임금을 인상한 이후 계속 임금을 동결해왔다. 노조는 최근 제조사의 실적을 감안해 임금 인상안을 요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7년 도입된 저임금 고용 제도 폐지와 숙련공의 임금 인상, 연금과 의료 등 복지 확대도 함께 전달할 계획이다
데니스 윌리엄스 UAW 위원장은 “우리는 수년간 희생이 요구됐으며 마침내 이를 보답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협상에서 반드시 임금 인상을 얻어 내겠다는 강한 의지다.
시장에서는 UAW의 임금인상안이 전체 미국 산업계에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조합원이 39만명에 달해 시장에 주는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고용자 수는 지난 2009년 말보다 8% 이상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1억4000만명을 돌파했다. 반면 임금 소득 성장은 부진하다. 미 상무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미국 구민소득은 5만1939달러로 2011년부터 3년 연속 5만 1000달러대에 그쳤다. 과거 1990년대 중반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최근 이런 상황을 반영한 파업도 빈번하다. 미 철강노조(USW)는 지난 달 정유·화학 공장에서 파업을 감행했다. 미국 서해안 항만노조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하역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미국 임금인상 움직임은 유통이나 서비스업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마트는 최저 시급을 미국 정부가 정한 7.25달러에서 10달러까지 올릴 계획이다. 국제서비스직노동조합(SEIU)는 미국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 업계에 시간당 15달러로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