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반세기 우리 사회에 지속돼 온 성장 중심 패러다임은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도 용인되는 비윤리적인 문화를 양산해 사회 갈등을 높였다. 소득 불균형과 사회 양극화 로 절망과 좌절을 겪는 우리 사회의 모습은 막스 베버가 ‘천민자본주의’라고 비판한 중세 유럽 사회와 다르지 않다.
이제는 성장만을 추구하는 패러다임에서, 성장과 분배를 균형적으로 추구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뀔 때다. 분배를 통해 사회 구성원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고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공정 기제를 뿌리내려야 한다.
이 책 역시 성공을 말한다. 단, 이 책이 역설하는 성공은 그동안 수많은 경제경영서가 설파한 성공과는 결이 다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성공은 ‘착한 성공’이다. 오로지 성장만을 향해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가치 사슬을 구성하는 모든 주체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상생 관계를 통해 동반 성장을 실천하고 건전한 시장을 만들자는 것이다.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분배에 문제가 생겨도 우리 사회는 퇴보할 수밖에 없다. 마치 회전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원심력과 구심력이 고루 필요하듯, 지속 가능한 성공을 위해서는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를 위해 걸음이 느린 영혼을 배려하는 ‘인디언의 말타기’는 성공을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줄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를 경험한다. 성공을 위한 기회는 계획한 대로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는 기회가 온 줄도 모르며, 온 줄 알고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놓쳐버리기도 한다. 그만큼 성공은 어려운 것이다.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실패를 거듭하는 까닭이다. 그런데 누구는 실패를 딛고 성공하는 반면, 누구는 실패에 매몰돼 포기하고 분노한다. 승자와 패자, 성공하는 자와 실패하는 자가 나뉘는 것은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에 있다. 실패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하며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가는가, 아니면 계속되는 실패에 좌절하고 포기하는가에 있다.
그렇다면 실패에 굴하지 않고 극복하는 힘은 무엇일까. 그 열쇠는 바로 ‘해석’이다. 이유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으며 사소하고 하찮은 일에도 의미가 있다. 그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일들의 연결 고리를 찾아내고 관계를 해석하는 능력, 그것이 바로 실패에 굴하지 않고 성공으로 다가서는 열쇠다.
따라서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하는 게임의 법칙,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이 될 수 있는 게임의 법칙, 그러한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 즐기면서 이길 수 있는 새로운 판을 짜는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경험에서 비롯된 다양한 관점을 통해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해내는 힘을 키워야 한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관점의 변화와 불연속적 접근을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 뻔한 생각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파괴적 혁신은 고객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욕구를 찾아서 충족시켜줌으로써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가는 것이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매력적이지 않은 영역을 살피며 그 영역에 산재한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할 때 새로운 기회를 만날 수 있다. 콘텐츠 공급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무너뜨린 유튜브, 이종 산업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든 골프존 등은 기존의 이분법적 사고 틀을 깨뜨리며 새로운 기회를 찾아낸 대표사례다.
박희준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1만3800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