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켐텍이 화학제품 원료인 콜타르 판매가격을 대폭 내린 데 대해 업계가 되레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계열사에 싼값에 원료를 공급하면서 다른 경쟁사에 가는 물량은 줄이겠다는 것이어서 ‘제 식구 챙기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켐텍은 최근 콜타르 판매가격을 작년 대비 38%가량 내려 공급한다고 공시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료비가 줄어 콜타르 가격도 인하했다는 설명이다. 콜타르는 제철 과정에서 석탄을 고온으로 가공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로 피치, 카본블랙오일, 나프탈렌 등 탄소소재 및 화학제품 원료로 쓰인다.
업계에선 이번 가격인하를 두고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유가 하락으로 콜타르 생산 원가 인하 요인이 있었지만 40% 가까이 공급가를 낮춘 것은 과하다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콜타르는 제철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국제 시세나 지표가 따로 없다”면서 “지난해 유가 하락을 감안하더라도 40%가량 인하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켐텍은 제철 부산물로 발생하는 콜타르를 포스코로부터 구매한 뒤 가공을 거쳐 국내외 수요처에 판매하고 있다. 미쓰비시와 합작설립한 피엠씨텍이 올해부터 콜타르를 원료로 침상코크스 생산에 나서면서 피엠씨텍에 직접 콜타르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포스코켐텍은 대신 콜타르 기존 수요기업에 가는 공급물량은 줄여 나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런 상황에서 콜타르 판매가격을 큰폭으로 낮추자 투자사 원가 절감을 위해 후방 지원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금까지 포스코켐텍으로부터 콜타르를 공급받은 기업들은 줄어든 물량을 해외에서 들여와야 하는 반면에 가격인하 조치로 피엠씨텍은 우리나라에서 낮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게 됐다.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유가 하락 영향으로 콜타르 판가를 크게 인하했지만 유가가 상승하면 판가를 다시 인상할 계획”이라며 “분기별로 유가를 반영한 판매가격을 공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