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리얼 엔진 공짜로 쓰는 길 열렸다…에픽, 매출 일정수준 안 넘으면 비용 안받아

에픽게임스, 유니티 등 글로벌 게임엔진 개발업체가 이르면 2분기부터 게임엔진 초기 비용을 없앤다.

중소개발사나 인디게임사가 저비용으로 손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반면에 글로벌 업체의 파상공세로 국산 게임엔진 개발이 현실적으로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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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스는 3일 자사 최신 게임엔진 언리얼엔진4를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요금 정책은 건축과 교육, VR, 영화 그리고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적용된다.

프로젝트 분기별 매출액이 3000달러를 넘을 경우 5% 로열티를 에픽게임스에 지불하는 조건이다. 로열티 외에도 초기부터 정해진 비용을 지불하고 엔진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에픽게임스는 지난해 초 언리얼엔진4를 월 19달러에 사용할 수 있는 언리얼엔진4 멤버십 라이선스를 발표한데 이어 1년 만에 이마저 무료화 했다.

언리얼엔진4 무료화는 모바일게임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1~2년 사이 모바일게임 품질은 크게 상승했다.

PC·온라인 게임에 주로 사용되던 언리얼엔진 역시 모바일게임으로 영역을 넓혔다. 국내에서만 이미 3~4개 프로젝트가 언리언엔진을 활용해 대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개발 중이다.

박성철 에픽게임스코리아 대표는 “1년 전 언리얼엔진 진입장벽을 대폭 낮춘 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 마지막 장벽마저 없애기로 했다”며 “누구나 자유롭게 꿈을 향해 도전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디게임사 관계자는 “언리얼엔진을 초기 비용부담 없이 쓸 수 있게 되면 모바일게임 퀄리티가 크게 높아지게 된다”며 “콘텐츠 제작자 창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픽게임스에 이어 모바일게임 엔진 대명사 유니티도 자사 엔진을 무료로 제공한다. 1년간 매출 1억원을 넘지 않으면 게임엔진 사용에 따른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유니티는 이르면 2분기부터 이러한 정책을 국내 시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유니티는 국내 모바일 게임엔진 점유율이 90%를 넘는 유력 사업자다.

유니티 관계자는 “자금력이 약한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게임엔진은 게임을 구동하는 기초 소프트웨어로 게임제작의 뼈대로 불린다. 국내 게임사들도 2000년대 후반 자체적으로 게임엔진을 개발해 온라인게임 등을 개발했지만 상용 엔진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엔진 제작에 관여한 엔지니어가 퇴사하면 프로젝트 전체가 망가지는 등 자체 개발은 리스크가 크다”며 “언리얼, 크라이, 유니티 등 엔지니어가 창업주인 외국 게임엔진사와 국내 기업의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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