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불황에도 올해 7조5000억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에 나선다. 신규 채용도 1만5800명으로 역시 역대 최다 수준이다.
롯데그룹은 15일 이같은 내용의 올해 투자·고용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투자액은 지난해 5조7000억원보다 32% 늘어난 것이다. 채용 예정 인원도 작년(1만5650명) 수준을 웃돌았다.
사업 부문별 투자 규모는 유통이 3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중화학·건설 1조5000억원, 식품 1조원, 관광·서비스 1조1000억원, 기타 5000억원 등이다.
유통 부문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옴니(유통) 채널’ 구축에 집중 투자한다. 옴니 채널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소비자 주변의 모든 쇼핑 채널을 유기적으로 융합한 서비스다. 옴니 채널이 완벽하게 갖춰지면 소비자는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주문하고, 편하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 글로벌 주요 유통 업계가 앞 다퉈 개척하는 시장으로 롯데는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다. 롯데는 옴니 채널 정책의 일환으로 지난해 ‘스마트픽’ 서비스를 도입했다. PC(온라인)와 스마트폰(모바일)에서 주문한 상품을 매장(오프라인)에서 수령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에 이어 가전 유통 매장인 롯데하이마트도 도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가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유통 기업에도 지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중화학·건설 부문에서는 롯데케미칼이 국내 석유화학 기업으로는 처음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저가의 셰일가스 기반 에탄크래커(에틸렌 제조 원료) 플랜트 건설에 착수한다. 오는 2018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석유화학 기업인 엑시올과의 합작 형태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다.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총 투자비 3조7000억원으로 내년 말 완공 목표인 롯데월드타워·몰 사업에도 지속적 투자가 진행된다.
신동빈 회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경영 환경이 좋지 않아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아껴서는 안 된다”며 “트렌드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롯데그룹 연도별 투자·고용 추이 / ※자료:롯데그룹>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