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홈쇼핑이 판매수수료와 벤더수수료를 모두 낮춰, 50%가 넘는 중소벤처기업의 TV홈쇼핑 체감 수수료율을 절반으로 낮춘다. 공영홈쇼핑의 수수료율이 낮게 책정되면 기존 홈쇼핑 수수료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2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개국 예정인 공영홈쇼핑은 판매수수료율과 벤더수수료율을 각각 20%대 초반과 2~3% 선으로 낮추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판매수수료율은 승인기관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미 20% 선을 요구했으며 초기 23% 선 책정 후 단계적으로 20%로 낮춘다. 기존 6곳 TV홈쇼핑의 지난해 중소기업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4%였다.
벤더수수료율은 TV홈쇼핑과 납품업체 중간에서 유통업체(벤더)가 받는 수수료 비율로, 중소벤처기업은 대략 5~7%의 벤더수수료를 내고 있으며, 인지도가 낮은 업체는 10%에 달하는 수수료를 내기도 한다. 벤더수수료율 인하는 공영홈쇼핑 사업에 단독으로 참여를 신청한 ‘주식회사 공영홈쇼핑’ 주주사인 중소기업유통센터·농협·수협이 벤더로 참여해 구현한다. 정부 관계자는 “벤더를 민간이 아닌 공공기관이 맡으면 수수료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수수료율이 10%포인트 넘게 낮아지고, 이어 벤더수수료율도 5%포인트가량 내려간다면 중소 납품업체가 느끼는 체감 수수료 부담은 절반으로 뚝 떨어진다.
최재섭 남서울대 유통학과 교수는 “지난 2009년 105개 기업을 대상으로 체감 수수료율을 조사했더니 53~54%에 달했다”며 “5년이 지난 지금은 그 부담이 더 심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감 수수료는 판매 및 벤더수수료에 판촉비 등 기타 비용이 더해진 수수료다. 자동응답시스템(ARS) 할인비, 무이자할부비,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지불하는 제작비·세트비용, 반품 택배비 등이 기타 비용이다. 판매 상품이 음식물이라면 요리사 채용 비용 등이 추가된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업체는 백화점 입점 소요 비용 등도 기타 비용으로 부담해왔다.
공영홈쇼핑이 성격상 기타 비용을 크게 부과하지 않는다고 볼 때 납품업체인 중소벤처나 창조혁신기업 그리고 농·축·수산물 공급업자가 부담하는 수수료율 부담은 25%를 넘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도 “납품 중소기업의 수수료율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 같은 공영홈쇼핑의 낮은 수수료율은 기존 홈쇼핑에도 영향을 미쳐 납품업체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홈쇼핑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벤처업계는 높은 수수료 때문에 광고효과를 제외하고는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한편 미래부는 내주에 공용홈쇼핑 사업자 승인 여부를 결정해 발표한다. 주식회사 공영홈쇼핑이 단독으로 참여한 가운데 업계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이상 무난히 선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 달 800억원 자본금으로 설립 예정이며, 중기유통센터가 절반인 400억원 그리고 농협과 수협이 각각 360억원과 40억원을 출자한다.
<【표】TV홈쇼핑 중소기업 평균 판매수수료율(단위:%) / 자료:공정거래위원회(2014년 기준)>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