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입는(wearable) 컴퓨터에 사용될 플렉서블(flexible) 메모리 소자로 주목받는 유기메모리소자의 정보저장 능력을 4배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장식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은 유기메모리소자에서 정보저장층으로 사용되는 금(Au) 나노입자에 실리카(SiO₂) 껍질을 나노미터 두께로 입히는 방법으로 저장된 정보의 안정성을 금 나노입자만 사용했을 때보다 4배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에 이달 초 게재됐다.
유기메모리소자는 실리콘 같은 무기물 대신 플라스틱 등 유기물 소재를 이용한 메모리소자로 유연성이 좋아 휘거나 접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가로 제조할 수 있어 미래 입는 컴퓨터용 소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유기메모리소자는 저장된 정보의 안정성이 떨어져 빠르게 소실되는 단점이 있고 제작공정도 복잡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실험결과 실리카 껍질을 입힌 금 나노입자로 만든 유기메모리소자는 저장된 메모리가 1년 후 60%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금 나노입자만 사용한 경우보다 정보저장능력이 4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 나노입자를 증착시킨 다음 그 위에 실리카층을 만드는 기존의 2단계 공정을 값싼 용액공정으로 한번으로 나노입자 만들기와 실리카 껍질 입히기를 한 번에 끝내도록 단순화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번 기술 향상은 유기메모리소자를 당장 상용화하는 데는 부족하지만 상용화에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정보저장능력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제시하고 제조공정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