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가 최근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단행을 마무리하고 새해 경영기조로 사물인터넷, 차세대 미디어 등 신성장 동력 발굴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조직에 강력한 변화를 요구했고, KT와 LG유플러스는 임원 개편 폭은 줄였으나 성장 정체 만회를 위한 신사업조직을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SK텔레콤은 ‘플랫폼 기반 새로운 성장’을 위해 체계를 정비했다. 플랫폼총괄 신설은 고착화된 시장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신성장동력 찾기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이다. 통화플랫폼뿐만 아니라 차세대 혁명으로 불리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겨냥한 다양한 플랫폼 사업 전개가 예상된다.
SK텔레콤 이미 SK플래닛과 함께 앱 장터인 ‘T스토어’, 모바일 상거래를 위한 ‘시럽’, 위치기반 서비스 ‘T맵’ 등 활발한 플랫폼 사업을 펼쳐왔다. 사물인터넷 시대에는 보안, 텔레매틱스, 스마트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플랫폼 사업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글로벌 표준을 적용한 개방형 IoT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상품과 서비스로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2012년 중반부터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며 “이런 목표를 실현시켜줄 주요 수단 중 하나가 ‘T전화’ 같은 플랫폼으로 새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수립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미래융합사업추진실에 신성장사업 추진 중책을 맡겼다. 추진실은 스마트에너지, 통합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 신규 융합 사업을 발굴하고 수행하는 일까지 책임진다. 단순한 싱크탱크 역할을 넘어 실질적인 ‘실행’ 임무까지 부여한 것은 KT가 통신 외 신규사업 성공을 경영상황 개선의 핵심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KT 관계자는 “기존 미래융합전략실이 미래 사업을 구상하고 융합기술원 등 다른 쪽에서 사업화를 추진했다면 이제 이런 역할을 한곳으로 모아 시너지를 내자는 게 이번 조직개편의 큰 줄기”라며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추진실로 확대해 CEO 직속으로 둔 것도 신시장 개척에 그만큼 힘을 싣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불투명한 시장 환경을 고려해 현 골격을 대부분 유지했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요금 경쟁 등 통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롱텀에벌루션(LTE)에 기반을 둔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겠다는 계획도 동시에 갖고 있다. 이상철 부회장이 최근 열린 송년 행사에서 ‘뉴 라이프 크리에이터’를 역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신규 사업 중심에는 중소 IT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을 지원하는 ‘LTE 오픈 이노베이션센터’가 자리한다. 기술력을 갖춘 회원사의 사업화를 지원하며 새로운 IoT 시장 창출을 내년 사업의 목표로 내걸었다. 중소기업과 상생협력으로 신규 사업 발굴과 확산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성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업전략연구부 박사는 “내년 통신 시장은 고착화가 심해지면서 신규 사업 모델 발굴 움직임이 늘어날 것”이라며 “하지만 신규 사업도 결국엔 기존 통신·네트워크 인프라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높은 업체에 유리할 공산이 커 성공을 위해선 더욱 획기적인 사업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통신3사 주요 사업 기조 / 자료:통신사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