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통화에 롱텀에벌루션(LTE)을 사용하는 VoLTE 3사 연동이 연내에 어려울 전망이다.
VoLTE로 전화를 걸더라도 수신자 환경이 2G, 3G, LTE 등으로 다양해 요금 산정이 어렵고 이동통신사들이 기존 음성요금제를 고수할 방침이어서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VoLTE 기반 요금인하라는 정부 방침도 당분간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VoLTE 3사 연동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요금 체계 결정 때문에 개통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고속도로에 비유하면 3개 고속도로가 연결은 됐지만 다른 고속도로에 진입할 때 톨게이트에서 요금을 얼마나 받아야 할지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미래부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새로운 요금제 인가를 받아야 하고 KT와 LG유플러스는 신고만 하면 되는데 신규 요금제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VoLTE는 서킷(기존 음성)이 아니라 데이터를 나누어 전송하는 패킷 기반이라 여기에 초당 과금을 할지 등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VoLTE는 주파수 채널을 송신자와 수신자가 독점하지 않고 붐비지 않는 채널로 데이터를 보내기 때문에 주파수 효율성이 좋다. 서킷 방식보다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통신사들이 VoLTE 연동 이후에도 음성통화 요금제를 그대로 적용하고자 하는 이유다. 데이터 요금제로 유도해 통신비를 절감하려는 정부 기조에 반하는 대목이다.
이통 3사 모두 올 IP 환경이 아니라는 점도 요금 산정을 어렵게 한다. 수신자가 2G, 3G를 쓰고 있으면 통신사가 상대 통신사에 지불하는 음성 접속료 계산이 복잡해진다. 특히 VoLTE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LG유플러스와 다른 통신사 간 접속료 계산에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100% LTE 환경이 구축되기 전에는 음성 통화로 2G와 3G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단일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어렵다. LG유플러스는 일부 2G 사용자 외에는 음성과 데이터를 모두 LTE로 처리하는 100% LTE 환경을 구축했다. 반면에 SK텔레콤과 KT는 음성 통화를 3G나 LTE 중에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구조라 요금제 개발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여러 어려움에도 VoLTE 연동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음성과 데이터 모두 LTE를 사용하면 통화 중에도 최고 150Mbps 속도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지금처럼 영상통화를 하다가 음성통화로 전환하기 위해 통화를 끊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진다. 기존에는 어려웠던 다양한 무형의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소비자 편익이 늘어난다.
현재 VoLTE는 같은 이통사 가입자끼리만 가능한 ‘반쪽’ 서비스로 진행 중이다. 다른 통신사에 VoLTE로 전화를 걸어도 3G 망으로 전환된다. LTE 전국 상용화가 2012년 상반기에 마무리됐고 5600만 가입자의 60%가 LTE를 사용하는데 아직도 3사 연동이 안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VoLTE는 패킷 기반 서비스라 보편화되면 통신 환경이 한 단계 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요금제 책정 등 몇 가지 어려운 문제 때문에 3사 연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VoLTE에 기존 음성 요금제를 그대로 적용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