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분야는 반도체 부문과 함께 조세회피처 특허양도가 활발한 산업이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 분석 전문기업인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발행한 IP노믹스(IPnomics)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조세회피처에 특허를 이동한 대표적인 가전 전문기업을 살펴봤다.
◇ 대표적인 특허 이전 가전기업, 후버컴퍼니
청소기 및 가전 전문업체인 후버컴퍼니(Hoover)는 보유 특허를 조세회피처에 대량 양도했다. 이 회사는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30여개 특허를 버진아일랜드로 이동했다. 양도된 특허는 버진아일랜드에 위치한 헬시게인인베스트먼트가 전량 매입했다.
헬시게인인베스트먼트는 버진아일랜드 최대 특허 보유 기업으로 총 330여개 특허를 보유했다. 헬시게인인베스트먼트는 양도 받은 후버컴퍼니의 특허 일부를 관계사인 테크트로닉플로어케어테크놀로지에 다시 양도했다. 헬시게인과 테크트로닉은 모두 버진아일랜드의 대표적인 특허 다보유 기업들이다. 이들 두 회사가 보유한 특허 대부분이 후버컴퍼니 특허로 파악된다.
후버컴퍼니는 1907년 설립됐으며, 세계적 전자제품 회사인 TTI(Techtronic Industries)가 모회사다. 영국에서는 진공청소기·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 등 가전 제품을, 미국에서는 진공청소기·카페트 청소기 등 각종 바닥관리 제품을 판매한다.
◇ 특허 이동 속도가 빨라진다, 산요전기
일본 가전업체인 산요전기(Sanyo Electric)의 특허가 조세회피처로 대량 양도됐다. 산요전기는 2012년 이후 총 110여개 특허를 룩셈부르크에 양도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에도 60여개 특허를 룩셈부르크에 양도했다. 산요전기 특허가 조세회피처로 이동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산요전기가 양도한 특허들은 모두 룩셈부르크에 위치한 헤라와이어리스(Hera Wireless) 소유가 됐다. 헤라와이어리스가 보유한 특허는 모두 산요전기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NEC 등 일본 기업들이 특허 양도 조세회피처로 사모아를 선호하는 것과 달리 산요전기는 룩셈부르크에 특허를 양도했다. 산요전기는 1947년에 설립된 가전 전문업체로 라디오·TV·냉장고·에어컨· 업무용VTR 등을 생산한다. 2009년 일본 가전업체인 파나소닉에 인수됐다.
◇ 조세회피처 거쳐 미국 NPE로 이동, 알프스전기
일본계 다국적 기업인 알프스전기(Alps Electric)가 조세회피처인 파나마에 특허를 대량 양도했다. 알프스전기는 2010년 이후 총 70여개 특허를 파나마에 양도했다. 알프스전기가 양도한 특허는 모두 파나마에 위치한 S손더(S.Sonder) 소유가 됐다. 하지만 S손더는 알프스전기로부터 양도받은 특허들을 모두 미국계 오나노비치그룹(Onanovich Group)에 다시 양도했다. 결국 알프스전기 특허는 파나마에 위치한 기업을 거쳐 미국 특허관리 전문회사(NPE) 소유가 됐다. 현재 오나보비치 그룹은 매입 특허를 활용한 새로운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알프스전기는 1948년 설립된 일본 전기기업으로 전자부품과 음향기기 등을 생산한다. 알프스전기는 25개 계열사를 보유했고, 연 매출이 58억 달러에 달한다.
IP노믹스 보고서 ‘특허보물섬, 조세회피처’는 2001년 이후 특허 유입이 급증한 조세회피처를 대상으로 △조세회피처별 특허 양도 현황 △특허를 옮긴 주요 글로벌 기업 △특허 이동에 나선 NPE 동향 △특허 이동 이후 글로벌 특허 소송 변화 등을 심층 분석했다.
※ 상세한 내용은 IP노믹스 홈페이지(http://www.ipnomics.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강욱기자 wo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