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저금리시대 자산관리 유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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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08년 세계증시가 하락할 때 마치 하나인 것처럼 움직이던 주요 국가 증시는 상승 국면에서는 나라별로 상승 이유를 엄격히 따지는 모습이다.

경기를 살리기 위한 금리 인하 등의 통화 정책, 과거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저금리 시대의 도래, 여기에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의 증가로 인해 우리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 있다.

우리 사회는 이 같은 세계경제 소용돌이 속에서 저금리, 저출산, 고령화, 인플레이션 등 여러 이슈에 휩싸였다. 과거의 재테크 방식으로는 재산을 불리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처럼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 위해 좀 더 넓은 지식과 자세로 무장할 필요가 있다.

현 상황에서 자산관리 시 고려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절세는 경기상황을 따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제나 자산관리의 출발은 절세부터 시작돼야 한다. 지금처럼 경기상황이 불확실하고 예측이 어렵다면 확실한 수익을 확보하고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급 생활자라면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상을 우선품적으로 챙겨야 한다. 고액자산가라면 5년납 적립식 보험상품을 이용해 미래시점의 비과세 한도를 충분히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다.

둘째, 저금리 아래 정기예금을 고집하는 것은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2%대의 금리 수준에서 실질금리는 물가상승률과 세금 등을 감안하면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깝다.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저금리 하에서는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식형 상품에 거부감이 있는 고객이라면 위험이 크지 않은 상품으로 적립식 투자부터 시작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적립식 투자는 기간을 분산해 실패 가능성을 줄여준다.

셋째, 기축통화인 달러화 자산의 투자도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유효하다.

달러화 자산 투자는 달러예금이 될 수도 있고 달러화로 투자되는 역외펀드(Offshore Fund)가 될 수도 있다. 달러화는 자칫 안전자산으로 여겨질 수 있으나 엄격히 따지면 가격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이다. 달러예금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역외펀드는 추가적으로 투자자산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넷째, 금리가 충분히 낮아진 상황이라면, 예금의 만기는 짧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금리에서 대출은 장기고정금리로, 예금은 단기변동금리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 행여 금리가 더 떨어진다면 예금만기를 짧게 유지하는 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금리상황에서 예금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것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자산관리의 주된 목적은 시장을 예측하여 새로운 부를 창출해내는 것이 아니라, 예측하기 힘든 상황에도 실질적 부를 유지시키면서 증가시키는 것이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큰 경제적 변화가 예상된다. 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한 포트폴리오의 구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상훈 KB국민은행 잠실롯데센터PB brightsh78@kbf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