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여사의 여행칼럼] 저바다에 누워, 온천을 즐기다.

Photo Image
사진 : 허미경/ 바닷가에서 즐기는 히라우치해중온천

온천여행하면 떠올리는 일반적인 상식의 범위를 뛰어넘는 온천이 있다. 일본 야쿠시마의 히라우치해중온천은 해변에서 즐기는 온천중 가히 최고라 할수있다. 해변에서 온천을 한다고 하면 바다가 보이는 욕장에서 즐기는 온천을 생각하겠지만 히라우치해중온천은 바닷가의 공개된 장소에서 온천을 한다는 점에서 그 차이가 확실한 온천이다.

Photo Image
사진 : 허미경/ 가고시마에서 35분 소요되는 항공편

가고시마현에 속하는 야쿠시마는 한국서 바로가는 직항편은 없다. 가고시마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가던지 페리를 타고 들어가야한다. 배편은 가고시마항구에서 출발하는 쾌속선과 차를 싣고 갈수 있는 카페리가 있는데 시간은 2시간에서 4시간이 걸린다. 계절이나 관광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배편은 하루에 7편이 운항되고 비행기는 하루에 4편이 운항되어서 야쿠시마로 들어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야쿠시마는 제주도크기의 4분의1정도되는 섬으로 크지 않은 섬이지만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경관과 유네스코자연유산으로 보호받는 원시림등, 해중온천외에도 야쿠시마를 찾을 가치가 충분하다. 자연뿐만 아니라 수시로 나타나는 사슴과 원숭이, 산란철에 나타다는 바다거북 또한 야쿠시마의 볼거리이다.

Photo Image
사진 : 허미경/ 야쿠시마 도로에서 쉽게 만나는 사슴

해중온천은 하루에 두번 입욕이 가능하다. 바닷물이 빠지는 시간에 온천이 드러나는데 온천입구 게시판에는 월중 간조표를 게시해 놓아서 물빠지는 시간을 알수 있다. 입욕은 간조전후로 5시간 가능하고 입욕료는 100엔인데 자율적으로 통에 넣으면 된다. 입욕료는 온천관리하는데 쓰인다. 탈의실이나 편의시설이 없지만 바위가 많은 바닷가 지형을 이용해 옷을 갈아입고 벗기에 불편이 없다. 신발은 입구에 벗어놓고 맨발로 들어가야 한다.

Photo Image
사진 : 허미경/ 해중온천입구에 있는 안내게시판과 요금통

해중온천의 욕탕은 4개인데 그중 2개는 온천구에서 직접 나오는 원탕이라 온도가 높고 두개는 원탕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물을 받아 온도가 낮아 아이들도 부담없이 온천을 즐길수 있다. 몸을 담그는 욕탕이외에 두개의 작은 바가지탕이 있어 입욕전에 몸을 씻고 들어가야한다. 입욕을 마치고나서 바가지탕의 물을 이용해서 몸을 씻어도 된다. 온천수질은 유황온천이라 앉아있으면 유황냄새가 난다. 유황냄새가 나는 온천이지만 하코네처럼 물색이 흐릴 정도로 유황이 쌓이는 온천은 아니고 투명한 온천이다. 원탕에서 나오는 온천물은 받아서 마시기도 한다. 컵을 개인적으로 가져와서 온천원수를 받아서 먹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Photo Image
사진 : 허미경/ 지형을 이용해서 만든 탈의실

욕탕에 들어갈때는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면 안된다. 해변에 위치한 해중온천이라 수영복을 입고 즐겨도 될것 같지만 일본의 온천예절을 그대로 지켜야 한다. 남녀혼탕이라 수영복을 입지않고 입욕하기는 우리 기준으로는 받아들이기 쉽지않지만 타올을 두르고 입욕하거나 타올지로 된 옷을 입고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온천에 입욕한 다음에는 어색함은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온천을 즐기게 된다.

Photo Image
사진 : 허미경/ 수영복은 안되지만 타올은 허용하는 곳이라 걱정이 없다.

남녀노소가 다같이 입욕하는 노천온천이라 가족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도 정겹고 친구들과 함께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보기 좋다. 젊은 아빠가 아들 둘을 데리고 와서 같이 물놀이하고 씻기고 옷입혀서 가는 모습도 흐뭇하다. 야쿠시마관광후에 와서 잠시 몸을 담그고 떠나기도 한다. 바다가 한번 열리면 5시간정도 입욕이 가능한 시간동안 온천의 모습은 다양하다. 우르르 몰려왔다 떠나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바다를 바라보며 혼자 명상에 즐기며 온천을 즐기기도 한다. 동네 어르신들이 멀리서 온 이방인에게 뜻도 모를 일본말로 인사도 건네기도 하고 서로가 안통하는 말로 마음을 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Photo Image
사진 : 허미경/ 남녀노소가 즐기는 해중온천

해중온천의 하이라이트는 해가 지고 깜깜해 질때이다. 하늘에 흐르는 은하수아래에서 차가운 공기를 얼굴에 맞으며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바라보는 암연의 바다는 뭐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별들이 은하수와 함께 가득 하늘을 메우고 있는 밤하늘아래 바닷가온천은 이세상 어디에서도 가질수 없는 추억을 선물하는 시간이 된다. 한국서 가기에는 다소 번거로운 곳임에도 불구하고 야쿠시마는 그래서 충분히 떠날 가치가 있는 곳이다.

Photo Image
사진 : 허미경/ 가고시마와 연결하는 쾌속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