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개인 및 사회 안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보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물리 및 융합보안 분야는 전체 보안시장의 약 70%를 차지하고 2013년 기준 2700억달러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도래하면서 연평균 12.7%의 고속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가트너 시큐리티&리스크 서밋 2014’에 따르면 가까운 미래에는 각 기업의 물리자산이 네트워크화돼 상호 연결됨에 따라 보안 보호가 필요한 객체가 수백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물리보안 기술과 융합보안 기술이 더욱 주목받는 시대가 도래한다는 것이다.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지만 해외 진출 역량은 ‘초보’
현재 시스코, 아비라, 에고시큐어 등 글로벌 보안기업이 포진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물리융합 시장 약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점유율은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이 필요하지만 적절히 공략할 역량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관련 기업 대부분은 100인 미만(83.7%) 중소기업이다. 자본금 규모도 대부분 50억원 미만(87.9%)에 해당할 정도로 영세하다. 아이디스, 슈프리마 등 세부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일부 기업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해외시장 진출 역량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특허 보유가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 지식정보보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3년 현재 해외 특허를 보유한 기업은 전체 약 400개 중 30개 남짓에 불과하다. 보유 건수 역시 400건 정도에 지나지 않아 전체 특허 경쟁력이 미흡하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 자체적으로 지식재산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는 곳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R&D 인력의 특허 중요성에 관한 인식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창출되는 특허도 기존 기술을 단순 개량한 정도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이며 각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자체만 보호받을 수 있을 정도의 소극적인 권리 범위만 설정돼 있는 게 현실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우수 특허는 일부 몇개 기업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IP경쟁력 제고를 통한 해외 진출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흥시장 중심의 강한 IP 포트폴리오 구축해야
아시아·태평양 지역, 남아메리카 등 신흥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 국가도 국가 인프라 구축에 IT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물리보안과 융합보안 제품의 수요 역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슈프리마는 지문 라이브 스캐너를 멕시코 육군, 인도 정부, 필리핀 및 브라질 선거관리위원회에 납품했다. 이러한 신흥 시장의 적극 공략을 위해서는 분쟁 소지를 최소화한 안정된 IP 포트폴리오가 선행돼야 하며 이를 발판으로 점차 진출 시장을 넓혀가야 한다.
아울러 융합보안산업은 그동안 정보보안산업을 주도하던 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중소기업이 기술표준화 작업에 참여하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우수한 표준 특허를 다수 발굴해야 한다. 현재 국제 모바일 결제표준과 FIDO얼라이언스에서 표준화 작업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기업 크루셜텍이 이사진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강점인 ICT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며 우수 인재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만큼 발전 가능성은 그 어느 곳보다 높다”며 “강한 IP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특허 분쟁의 철저한 대비로 방어막을 갖춰 해외로 진출한다면 국내 기업도 글로벌 시장으로 널리 뻗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전세계 지식재산 정보보안산업 시장규모 (단위:억달러) 자료:가트너>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