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문제, 한 방에 해결하는 공식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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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상황에 빠진 A통신사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영업담당 이사는 “경쟁사인 B사가 무상서비스를 미끼로 우리 고객을 빼앗아 가고 있으니, 우리도 무상서비스를 제공해 가입자 수를 늘리자”고 한다. 하지만 재무담당 이사는 “공짜로 퍼주고 나면 남는게 없다. 오히려 지금 제공하는 무상서비스도 유상으로 전환해 수익률을 높여야할 판”이라고 맞섰다. 서로 모순되는 주장으로 논쟁이 격화되는 이 상황,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 같은 모순적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일거양득의 방법, 바로 ‘트리즈(TRIZ)’다. 트리즈는 러시아의 천재 과학자 겐리히 알트슐러가 개발한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이다. 특허부서에 근무하던 알트슐러는 20만건의 특허를 분석함으로써 트리즈를 개발했다. 트리즈는 옛 소련의 국가기밀 사항이었지만 옛 소련 붕괴 후 전 세계로 급속히 전파됐고,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세계 유명기업이 창조경영의 방법론으로 활용하고 있다. 트리즈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특허, 신상품 분야에서 효과적이라 우리나라에서도 포스코가 ‘트리즈대학’을 설립했으며, 삼성은 ‘트리즈협회’를 만들어 모든 연구원이 의무적으로 교육받도록 하고 있다.

알트슐러의 주장을 요약하면 “혁신적 아이디어는 모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탄생하므로, 처음부터 모순을 이용해 이상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알트슐러는 트리즈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프로세스로 만들었는데, 무거운 도끼와 가벼운 도끼를 예로 살펴보자.

무거운 도끼는 휘두를 때 힘이 실려 쉽게 나무를 벨 수 있지만, 힘들어서 오래 사용할 수 없다. 반면에 가벼운 도끼는 편하지만 나무가 잘 베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딜레마에 빠졌을 때 문제의 이상적인 해결책을 빠르고 쉽게 만들어 내는 트리즈 프로세스를 적용해 보자. 먼저 목적과 수단으로 나눠 모순 형태로 문제를 정리한다. 그런 다음 목적을 바꿔서 새롭게 이상적인 목표를 정하고 문제해결 아이디어를 떠올리면 된다.

도끼 문제를 목적과 수단으로 나눠 간단히 정리해보면, 힘이 실리려면 도끼는 무거워야 하고, 오래 사용하려면 가벼워야 한다. 이 두 가지 장점을 다 가지려면 도끼는 무거우면서도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모순이 발생한다. 이 모순을 해결하려면 목적을 바꿔 이상적인 목표를 만든다. ‘무거우면서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도끼’와 ‘가벼우면서도 힘이 충분히 실리는 도끼’다. 바로 이 특징을 살린 도끼가 벌목공들 사이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스카스’ 도끼다. 머리 부분은 무겁게 해서 힘이 실리지만 자루 속이 비어 있어 전체 무게는 가볍다.

문제상황에 등장한 A사의 상황에도 도끼 사례처럼 유상서비스와 무상서비스 사이에 모순이 숨어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양편의 주장을 목적과 수단으로 나눈다.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유상으로 서비스해야 하고,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무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한다. 그 다음 프로세스에서는 목적을 서로 바꾼다. ‘서비스를 유상으로 제공하면서 가입자 수를 늘리는 방법’과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다.

‘서비스를 유상으로 제공하면서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것’을 이상적인 목표로 정한다면 서로 반목하던 임원들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모으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해당 서비스가 꼭 필요한 고객층을 찾아 유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어 판매하고, 가입자 수도 늘린다’란 의견이 나오면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의견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여기에다 ‘외국인은 한국어가 서투니 처리 과정을 자국어로 통역해주는 서비스도 만든다’는 의견까지 나올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기독교 단체를 대상으로 한 ‘앱 성경’, 학생과 회사원을 대상으로 한 ‘영어학습 서비스’ 등의 아이디어도 나올 수 있다.

목표만 제대로 잡으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모순된 목표로 인해 각자 자기 주장만 하느라 반목하는 태도를 없애고 공동의 목표를 향해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도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면 트리즈를 활용해 보자.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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