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대에 그쳐 사상 처음 2년 연속 1%대로 주저앉을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2%, 11~12월에도 1%대 초반에 각각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12년 11월 이후 2년 넘게 1%대다. 소비자물가가 2년 연속 1%대에 그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내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단적인 지표다.
이 같은 물가 상승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낮다는 점에서 위기 신호다. 지난 9월 기준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본에 비해 2.1%P 밑돌아 1년간 계속 일본에 뒤처진다. 과거 일본처럼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기업들의 생산 활동이 부진한 탓이 크다. 이로 인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는 악순환 현상마저 감지된다.
때마침 공정거래위원회가 중소기업 살리기를 위해 제조·용역 업계를 대상으로 칼을 빼들었다. 하도급 대금 지급 지연, 미지급 등에 시달리며 많은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는다는 판단에 대대적인 현장조사에 나선다. 지난해 불공정 거래 혐의를 받았던 60여개 업체들이 대상이다. 제조업에서 자동차·전자제품·기계·의류·전기장비·도매, 용역 업종에서는 건축·엔지니어링 서비스업과 운송업 등을 겨냥했다.
공정위가 대규모 현장 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자진시정을 유도하는 목적이기도 하지만 얼마 전 대통령의 “대중소 기업 간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대금 지급을 원활하게 하라”는 지시에 부랴부랴 선언성 발표를 단행한 감도 없지 않다.
지금 실물 경기는 물가상승률 1%대라는 지표보다 더 심각하다. 특히 우리 경제 중심축인 제조업 분야 중소기업들은 아우성이다. 공정위뿐 아니라 현 정부 경제팀은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전 방위적으로 나서야 한다. 제발 중소기업들이 체감할 때까지 현장에서 발로 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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