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기술로 한국TV 넘는다`, 해외 TV업계, SW 차별화로 승부수

해외 TV 업계가 한국 TV 업체에 대한 열세 극복 카드로 ‘지능형 솔루션’을 내세웠다. 한국 업체가 주도하는 하드웨어 경쟁 대신 스마트 TV 솔루션을 이용하는 등 차별화 요소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국 TV 업계가 글로벌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경쟁력 제고에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최근 독일 소프트웨어(SW) 기업 ‘SAP’와 비디오 기반 스포츠 분석 솔루션을 개발했다. 독일축구협회(DFB)와 SAP가 공동 개발한 분석 알고리즘에 파나소닉의 CATS(Contrast Auto Tracking System, 자동 비교추적 시스템)를 결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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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파나소닉이 독일 SAP와 함께 개발한 스포츠 분석 솔루션. 일반 스포츠 영상을 자동으로 분석해 데이터를 추출한다. <사진=파나소닉>

이 솔루션은 경기에 뛰고 있는 선수와 공의 움직임을 자동 추적하고 종목별로 선수 활동량, 패스 성공률, 타율 등을 측정해 데이터로 만든다. TV에 내장된 솔루션이 파나소닉의 64 대 9 화면비 초광각 해상도 카메라가 촬영한 화면을 읽는다. 선수와 공 감지 프로그램도 파나소닉이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만드는 일에는 SAP 기술이 쓰였다.

데이터 수집을 위해 선수의 정강이 부분과 공에 측정센서를 달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소된다. 일반 방송화면으로도 모든 것을 자동분석해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스포츠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에이전트 등의 경기 분석이 해당 경기장 방문 없이도 가능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전망이다.

이승엽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선임연구원은 “가정용뿐 아니라 전문가용 프로그램으로도 해당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다”며 “장비와 SW가 수직 계열화된 파나소닉의 야심작”이라 평가했다.

네덜란드 필립스는 미국 음성인식 솔루션 업체 뉘앙스와 손잡고 ‘보이스 컨트롤’ 내장 스마트 TV를 내놨다. 채널 변경, 음량 조절 등 단순 기능뿐 아니라 특정 장르, 등장인물, 방영 시간 등 사용자의 음성명령을 분석해 조건에 맞는 콘텐츠를 제시한다.

뉘앙스는 전 세계 대부분 스마트 TV의 음성인식 원천기술을 갖고 있으며 애플 ‘시리’를 만들었다.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가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양 측의 협상은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뉘앙스 보유 지분 20%와 뉘앙스가 지난 6월 발행한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전환사채 문제로 인해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모바일, 소비자가전, 스마트홈, 의료기기 등과 결합할 때 파급력이 막대하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쉽게 놓칠 수 없는 카드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계도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TV 기반 SW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제안한다. 박성철 KCA 미디어산업진흥부장은 “파나소닉과 뉘앙스의 기술은 TV 이후를 내다보는 성격이 강하다”며 “B2C TV 판매는 물론이고 이를 응용한 분야에서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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