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자율군집소프트웨어플랫폼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는 강순주 경북대 IT대학 교수는 현실에서 구현 가능한 임베디드소프트웨어 기술 분야 전문가다.
KAIST 전산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을 지낸 강 교수는 1996년 경북대로 자리를 옮기며 관련 분야 연구에 탄력을 붙였다. 당시 개념조차 없었던 홈네트워크와 임베디드SW 분야 창의적 연구를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2000년대 초반에 연구한 자율비행을 지원하는 무인헬기 시스템SW와 과학위성(우리별)에 내장되는 실시간 시스템SW 개발 등은 지금도 국내에서 연구 중일 정도로 선도적 분야다.
강 교수의 연구 성과 중 괄목할 만한 것은 2005년 ‘룸브리지(ROOM-Bridge)’라는 홈 네트워크 미들웨어와 실시간 운용체계(UBINOS)를 개발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이다.
강 교수는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임베디드SW 분야의 뿌리부터 개발해야 제대로 된 창의적 기술 접목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개발 이유를 설명했다.
2011년 당시 지식경제부가 공모한 차세대SW 플랫폼(정부지원 100억원)에 응모해 주관사업자로 선정된 것도 ‘UBINOS’와 같은 그동안 개발성과의 영향이 컸다.
강 교수는 임베디드SW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면서 점점 복잡해져가는 새로운 IT기기를 사용자가 일일이 설정하지 않아도 스스로 동작하는 IT기기를 위한 SW플랫폼인 자율군집형SW플랫폼 개발을 마음먹었다.
정부 지원으로 설립된 자율군집SW플랫폼연구센터는 결국 지난해 세계 최초로 자율 사물인터넷을 지원하는 ‘PAAR Watch’라는 스마트 시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스마트 시계는 착용자가 일상 생활을 할때 시계와 주변 사물간 자율통신을 통해 도어록 인증, 자동차 시동, 생체신호 자동입력 등이 자동으로 수행되고 시계에 기록되는 무설정 ‘라이프 로깅(life-logging)’ 기술이다.
강 교수는 이어 지난 6월에는 실내 공간에서 스마트폰과 스마트시계, 스마트 태그 등 이동단말들이 고정 서비스단말(프린터, 복사기, 커피머신 등)들을 무설정으로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메세징 전용 디바이스 ‘슬림 허브(SLIM Hub)’도 개발했다.
슬림 허브는 스마트폰과 주변 기기들 간에 글로벌 메시징 서버 없이도 무설정으로 사물간 통신을 가능하게 해주는 메시징 허브다. 순수 토종 SW기술로 실현한 세계 유일의 제품으로 현재 국내외 회사에 공급이 시작됐다. 이 기술은 최근 대구에서 개최된 IT융합전시회에 소개돼 관람객들과 바이어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강 교수는 “이 기술들은 사람들이 IT기기를 단순 착용하거나 주변에 있기만 해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혁신적 IT기기 사용방법을 제시, 미래 IT환경에서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교수는 그동안 정보기기 간 자율협업을 위한 SW플랫폼 연구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7월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2014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