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상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약관을 마치 공정위에서 인증한 표준약관처럼 사용해온 업체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약관에 표준약관 표지(공정위 마크)를 사용한 듀오정보와 한국씨티은행에 과태료 각각 2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표준약관 표지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 제19조의 3 제7항에 따라 표준약관 사용의 활성화를 위해 공정위가 정한 표지로서,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약관에 표준약관 표지를 사용하는 행위는 약관법 제19조의 3 제8항에 따라 금지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기업용 여신한도거래약정서에 공정위 표준약관표지를 활용, 고객과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약관에는 공정위 표준약관에는 없는 사업자가 재량으로 여신한도를 줄이거나 여신실행을 일시 정지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결혼정보업체인 듀오정보는 2011년 2월부터 2012년 6월까지 사용된 결혼정보서비스 약관에 공정위 표준약관표지를 넣고, `해당 약관은 공정거래위원회 표준약관 제00027호에 의해 작성됐습니다`라고 표시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공정위에서 제공하는 결혼정보업 표준약관에 비해 고객에게 불리한 위약금 조항, 면책 조항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일례로 업체 소개로 회원들 간의 첫 만남장소를 벗어나 개인적으로 만나다가 양자 사이에서 발생한 사고 피해에 대해 사업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이 추가됐다.
또 업체 소개로 만난 회원간 결혼 및 교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회원탈퇴로 환불금을 수령했다가 적발될 경우 환불금의 5배를 위약금으로 배상하도록 하는 위약금 조항도 적용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공정위 표준약관 표지를 사용해 소비자를 오인하게 했다"며 "관련 약관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약관법상 무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은 2013년 3월 약관에서 표준약관 표시를 삭제했고, 듀오정보는 2012년 7월 표준약관과 같은 내용으로 약관을 시정해 각각 법 위반 상태에서 벗어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자들이 표준약관 사용을 확대하고 올바로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R타임스
조영란기자 srtim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