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병헌 의원은 지난 9일 카카오톡 사찰‧감청논란과 관련 “카카오톡은 사과 공지문과 함께 ‘외양간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추락한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며 “항상 인기순위 1~2위를 달리던 카카오톡이 12위까지 내려앉은 반면, 텔레그램은 3위까지 순위가 올라와 있다(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이른바 ‘카톡發 한국모바일엑소더스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또 “이번 사태는 명명백백하게 정부의 ICT에 대한 몰이해와 함께 정권의 잘못된 사고방식이 만들어낸 참사이다”면서 “그러나 현재 카카오톡(카톡)의 안일한 대응과 초점이 벗어난 문제인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전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카톡의 대응은 그동안 신뢰하고 이용했던 이용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보기에, 법률자문을 통해 카톡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이용자들에게 보다 제대로된 사과와 보상이 있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먼저 “카톡은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주요 내용에 대한 고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카톡 이용자의 대화 내용이 이용자 단말기뿐 아니라 카톡 서버에 일정기간(약 7일) 보관된다는 것은 이용자가 카톡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사전에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내용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톡 대화 내용이 서버에 보관되고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제공될 수도 있다는 사실 등이 이용자에게 고지됐다면 이용자들은 카톡이 아닌 다른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또 “카톡에서의 대화 내용은 다른 정보와의 결합을 통해 개인식별이 가능한 개인 정보로 정보통신망법상 개인정보로 볼 수 있지만 카톡 서비스 개인정보 취급방침 등에는 ‘이용자의 대화내용을 수집해 보관한다’는 내용이 없다”면서 “개인정보 수집시 개인정보 수집항목 및 이용목적을 이용자에게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야 하는 정보통신망법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끝으로 “이번사태는 개인정보와 사생활침해를 넘어 민주질서의 근간을 뒤흔든 중대한 사안인 만큼 카톡이 단순히 공지사항수준으로 사과해서 해결될일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김범수 의장 등 경영진이 직접 나서서 진솔하게 사과하고 필요하면 보상도 해야 한다” 촉구했다.
이같은 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카카오측은 “카카오톡은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주요 내용과 관련해 수집하는 개인정보에 대해 약관에 기재하고 있으며, 사용자의 동의를 받고 있다”면서 “개인정보 범위에 대한 법적 논의는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화내용 자체는 이용자의 프라이버시의 영역으로, 관련 법에서 수집과정에서 동의를 요구하는 의미로서의 개인정보는 아니다. 이런 이유로 부득이 개인정보취급방침에 명시하지 않았지만, 회사는 개인정보에 준하는 수준의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에서 서버에 대화내용을 일정 기간 보관하는 것은 메시지를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고 카카오톡의 경우 2~3일이 지나면 삭제된다”면서 “국내외 인터넷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도 서버에 보관 기간을 명시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카카오측은 “앞으로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하고 서버에 저장된 대화를 암호화하는 등 사용자 정보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라이프팀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