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버즈 리서치] 국내 소비자는 가을 이사철 대형 할인 매장에서 김치냉장고를 둘러보고 첫째 디자인, 둘째 용량을 따져본 다음 뚜껑형 제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저널 이버즈와 데이터분석 전문기업 유엑스코리아(www.uxkorea.com)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분석한 결과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게시물은 올해 8월 7일부터 11월 6일까지 3개월 동안 네이버의 카페와 블로그, 지식검색 서비스, 미디어다음 뉴스 등 주요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게시물과 댓글. 해당 기간 동안 김치냉장고를 언급한 게시물 건수는 다음 뉴스 1,843건, 네이버 블로그 10,312건, 카페 6,463건, 지식검색 570건으로 총 1만 9,188건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게시물을 통해 생산된 댓글 11만 6,743건 가운데 중복되지 않은 아이디(ID)로 로그인해 작성한 댓글 3만 9,935건도 분석 자료로 활용했다.
이버즈와 유엑스코리아는 이들 수집 자료를 토대로 의미 있는 의견을 추출해 김치냉장고를 고르는 기준과 시기, 선호하는 제품 등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판매순위 같은 단순 정보는 포털 사이트에서도 충분히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진짜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데 초점을 맞췄다.
◇ 8월 한여름에도 인기, 왜? = 가장 먼저 살펴볼 분야는 김치냉장고를 언급한 월별 게시물량이다. 8월에는 5,409건에 불과하던 게시물량은 10월 들어 7,805건으로 40% 이상 뛰어올랐다. 주요 가전업체가 매년 9월에서 10월 사이 신상품을 내놓는 것과 일치한다.
이보다는 한여름인 8월 게시물 수가 재미있다. 뉴스 346건, 블로그 2,995건, 카페 1,871건, 지식검색 197건으로 5,000건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유는 뭘까. 분석을 맡은 유엑스코리아 측은 추출 키워드를 바탕으로 “신제품 출시 직전인 8월에는 구형 제품 할인 판매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 2만명 넷心이 말한 구입 계기는… = 그렇다면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는 가장 큰 계기는 뭘까. 분석 결과를 보면 이사에 대한 비중이 48%로 가장 컸다.
실제로 김치냉장고는 겨울철 베란다에 설치하면 냉각 성능이 저하되거나 고장나기 쉽다. 이 때문에 실내에 김치냉장고를 설치할 수 있는 넓은 공간으로 이사를 가면서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그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건 고장(24%)이다. 기존 김치냉장고가 고장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선물용도(13%), 혼수용도(12%) 순을 나타냈다. 집들이나 결혼 선물, 혼수용으로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는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반면 보상이나 교환 판매 때문에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는 비중은 불과 3%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조사가 매년 진행하는 보상?교환 판매가 큰 혜택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옆집은 뭐 쓰지? 주위 추천 비중 높아 = 이번에는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면서 소비자가 고려하는 사항을 분석해봤다. 가장 많은 소비자가 기준으로 삼은 건 디자인(29%)과 용량(28%)이다. 가격을 중요하다고 꼽은 비중은 14%에 불과했다. 오히려 ‘(제품을 고를 때) 추천을 받는다’는 비중이 14%에 달한 것이 눈길을 끈다.
반면 전력소모와 브랜드인지도는 각각 9%, 6%로 나타나 절전 효과나 브랜드가 김치냉장고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김치냉장고 시장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위니아만도, 대우일렉의 경쟁 체제라는 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쟁자 모두 이미 브랜드인지도가 높은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브랜드인지도를 크게 따지지 않고 제품을 구입한다고 볼 수 있는 것.
◇ ‘매장 가서 직접’ 비중 80% 달해 = 김치냉장고를 구입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어디에서 얻을까. 전체 수집 데이터 중 하이마트가 75%에 달했다. 롯데마트(3%)와 디지털프라자(2%) 등도 눈길을 끈다. 홈쇼핑 비중도 12%에 이른다. 반면 가격비교 사이트는 4%, 옥션과 G마켓 등 오픈마켓은 각각 2%에 머물렀다.
이는 김치냉장고를 구입할 때 고려사항으로 꼽았던 디자인, 용량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직접 제품 디자인과 내부 수납공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정보를 얻는 소비자가 80%를 넘는다고 볼 수 있다.
물론 80%라는 수치가 ‘매장에서 제품도 구입한다’는 것은 아니다. 제품에 대한 정보 습득을 직접 방문으로 해결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 뿐이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만져보며 확인한 다음 오프라인이나 온라인, 홈쇼핑 등 구입 행동으로 넘어간다는 걸 알 수 있다.
◇ 절반은 여전히 뚜껑형 찾는다 = 소셜에 자주 언급된 브랜드를 살펴봤다. 결과를 보면 지난 3개월 동안은 위니아만도 딤채가 915번, LG전자 디오스 573번, 삼성전자 지펠아삭이 342번 언급됐다. 또 다른 경쟁자인 대우일렉 클라쎄는 223번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물론 단순 빈도만 집계한 만큼 소셜미디어에서 많이 언급만 됐다고 해서 반드시 소비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떠나 위니아만도 딤채에 대한 인지도 자체가 높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소비자가 선호하는 김치냉장고 형태로는 전통적인 뚜껑형이 551번을 나타냈고 스탠드 서랍형은 442번으로 10% 차이를 보였다. 반면 최근 가전업체가 경쟁적으로 선보인 양문형 김치냉장고는 55번 언급되는 데 그쳤다.
권봉석기자 bskwon@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