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서 자동차와 가전산업에 ‘그린라이트’가 켜졌다. 글로벌포스트 등 외신은 “이번 한-캐나다 FTA는 9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체결됐다”며 “양국 간 경제성장 부스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23일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한-캐나다 FTA 체결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냉장고 등의 산업에 수혜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캐나다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캐나다 전체 수출의 4.9%를 차지한다. 자동차부품까지 포함하면 49.6%로 절반에 육박한다. 이번 FTA가 비준되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적용되던 6.0~6.1%의 관세가 각각 2년, 3년 안에 철폐된다. 2017년부터는 캐나다에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북미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영향력 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캐나다 자동차 시장에서 포드(16.3%), 크라이슬러(14.8%), GM(13.5%)에 이어 시장점유율 12.1%로 4위를 기록했다. 도요타(10.3%), 혼다(8.3%), 닛산(4.7%), 마쯔다(4.1%)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가 뒤를 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엘란트라(아반떼), 액센트, 올 뉴 쏘울, 뉴옵티마(K5) 등 주력 모델이 인기를 끌면서 캐나다에서 2012년 20만9000여대, 지난해 21만4000여대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번 FTA 효과로 GM을 누르고 캐나다 자동차 시장 3위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승용차 판매 및 인구 100명당 승용차 보유대수는 증가 추세에 있다. 반면에 생산은 2013~2014년까지 2년 연속 감소하고 있어 승용차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가전산업도 캐나다 수출에 따른 관세 철폐와 함께 긍정적인 효과를 받는다. 관세율이 높은 냉장고(8%)가 3년 이내에 관세가 없어지는 만큼 캐나다 내 점유율도 올라갈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TV와 세탁기에 부과되는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또 셰일가스와 오일샌드 등 에너지기술 개발에서도 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이혜연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캐나다가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해 양국간 투자 증대가 기대된다”며 “일본 등에 앞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속한 비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한·캐나다 FTA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초 발효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FTA는 캐나다에게도 적지 않은 이득이 있다. 캐나다 기업들은 아시아 첫 FTA를 맺은 우리나라를 아태 지역 진출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캐나다가 한국에 비교우위를 갖는 품목으로는 광물과 에너지, 농축산품 등이 꼽힌다. 특히 과거 광우병 때문에 수출에 타격을 받은 캐나다로서는 그간의 어려움을 딛고 대 아시아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캐나다 자동차시장 전망
자료:비즈니스모니터인터내셔널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