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규제 체계로는 특허괴물 못 막아…경쟁당국 적극 나서야”

기존 규제 체계로는 ‘특허괴물’의 지식재산권 남용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 경쟁당국이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불공정 행위 방지 해결책을 마련해 제품 가격 상승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문제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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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국제경쟁포럼’에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국제경쟁포럼’에서 알렌 로 구글 법률고문은 “특허 해적 행위를 효과적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규제당국의 개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사례도 있다”며 “프랜드(FRAND) 조항을 활용해 비차별적 행태를 장려하는 한편 규제당국은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허 해적 행위는 기업이 NPE를 이용해 경쟁업체를 공격하는 것으로, 경쟁기업 제품 가격을 올리기 위한 수단 등으로 악용된다. 로 고문은 NPE가 특허권 소송을 제기해도 맞고소 당할 위험이 없어 국제적으로 NPE가 활동하기 유리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NPE는 미국을 거점삼아 유럽, 아시아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스마트폰에만 25만개 특허가 쓰이고 1만개 이상의 특허가 필요한 제품이 많아 관련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경쟁기업을 대상으로 특허소송이 이뤄지면 제품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고 결국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중 삼성전자 부사장도 “제조업체끼리는 크로스 라이선스나 상호 소송이 가능하지만 NPE에는 그런 위험이 없어 소송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강 부사장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특허침해 금지명령이 잦아 제조업체에 불리한 상황이며 NPE의 소송 제기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도 관련 문제를 인식하고 NPE 활동 제재를 위한 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성공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허침해 금지명령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적용하는 게 NPE의 특허권 남용을 막는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며 “경쟁법을 NPE 남용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시도할 가치는 있다”고 말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NPE가 특허의 유통을 촉진하는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라이선싱 과정에서 남용의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라며 “아직은 NPE의 남용행위를 규율할 수 있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룰이 미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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