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잊혀질 권리` 지침 마련 나선다

유럽연합(EU)이 올 가을 개인의 ‘잊혀질 권리’에 대한 지침 마련에 나선다. 지난 5월 유럽사법재판소가 구글에게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라고 판결한 후 일고 있는 업계 혼란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닛케이신문은 EU의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담당하는 유럽위원회 실무그룹이 지난 7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의 담당자와 면담을 가졌다고 1일 보도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대응을 검토하고 지침 마련에 도움을 얻어 인터넷상의 개인 정보 보호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구글이 EU 데이터 보호 위원회에 보낸 서한에 따르면 지난 7월 18일말현재 잊혀질 권리로 삭제가 요청된 링크 수는 32만8000건에 달한다. 영국 가디언의 기사 링크를 삭제한 후 회사에서 항의를 받고 일부 부활시키는 등 문제도 발생했다. 회사는 삭제 여부를 판단할 때 삭제를 요청한 자에게서 제공된 정보에 의지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허위 정보나 부정확한 정보도 많다는 설명이다.

기업의 시간과 비용 부담도 이슈다. 구글은 7월 말부터 외부인사와 회사 관계자를 포함한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심사 판단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검색결과 표시 화면에는 수정 가능성이 있음을 명시하고 해당 사이트에 통지해 반론을 받는 과정을 거친다.

EU의 새 지침은 이후 세계 각국의 인터넷 개인정보 보호안 마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빅데이터 등 개인정보를 이용한 산업이 빠르게 크는 가운데 개인의 권리와 기업 부담의 균형을 고려한 각국의 가이드라인 제정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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