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결국 중국 경쟁사를 끌어안았다. 중국 정부의 미국 IT업체 차별책에 대한 우회 전략이다.
26일 차이나데일리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IBM은 중국 서버업체인 인스퍼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키로 전격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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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IBM은 자사 데이터베이스와 웹스피어 소프트웨어 등을 인스퍼에 제공한다. 인스퍼는 이를 자사 서버에 탑재·제작한다. IBM은 또 ‘파워8 칩’도 인스퍼 측에 공급, 시스템 설계에 사용토록 했다. 결국, 사상 최초로 하이앤드 서버의 ‘디자인드 바이 차이나’ 시대가 개막된 셈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IBM의 중국 매출은 올 1분기 20% 급락한데 이어, 2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11% 속락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중국 매출 중 절반이 서버 등 하드웨어 부문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일련의 정보보안 논란으로 중·미 양국간 껄끄러운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중국 당국이 자국 금융권에 외산 서버의 사용금지를 명했다. IBM의 전략 수정 역시 이같은 배경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IBM 차이나 그룹의 DC치엔 회장 겸 CEO는 최근 중국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은행권에 IBM 서버의 공급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인스퍼를 통한 우회 전략을 암시했다.
인스퍼 입장에서도 IBM과의 파트너십 체결은 고객들에게 ‘인스퍼 제품을 사면 IBM의 SW를 쓸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어 좋다.
인스퍼는 자체 시스템 개발을 오픈파워재단(OPF)의 기술에 기반해 추진 중이다. 인스퍼의 신제품 서버에 IBM의 SW가 보다 손쉽게 얹힐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OPF는 IBM이 파워 칩 설계를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가트너에 따르면 IBM이 인스퍼 측에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인프라스트럭쳐(AI)와 미들웨어는 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30%를 차지하는 가장 큰 사업부문이다.
한편, IBM은 차이나텔레콤과도 손잡고 중국 중소업체를 상대로 ‘클라우드 서비스’도 공동 시행할 계획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