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장터로 모바일이 급부상하고 있다. 간편하게 제품 사진을 찍고 바로 등록해 인근 구매자와 거래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중고거래의 찰떡 궁합이 확산 이유다.
경기 침체로 최저가 핫딜 제품이나 중고품을 찾는 ‘합리적 소비’가 퍼지고, 최신 IT 모바일 기기를 수시로 사고 파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도 일조했다.
스마트폰 확산 흐름을 타고 중고거래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모바일 벤처 기업들이 잇달아 투자 유치에도 성공해 관련 산업이 급팽창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모바일 중고장터 앱 ‘번개장터’ 운영사인 퀵켓은 앱 500만 다운로드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일간 신규등록 상품 수도 4만~5만개에 이른다는 설명이다. 퀵켓 관계자는 “거래액이나 신규 물품 등록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며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개인간 거래 확대가 새 기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터크앤컴퍼니는 자사 중고거래 앱 ‘헬로마켓’의 영역을 핸드메이드 제품이나 재능 공유, 동물 분양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또 셀잇은 중고 제품 시세를 자동 파악해 적정 가격을 제시하는 등 직접 거래에 개입, 신뢰도를 높였다.
벤처 자금도 중고거래 앱에 몰린다. 네이버가 퀵켓 지분 51%를 50억원 이상에 인수하고, 터크앤컴퍼니는 GS홈쇼핑과 한화투자 등으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셀잇은 한류 드라마 사이트 ‘비키’를 라쿠텐에 매각한 호창성 대표의 더벤처스 투자를 유치했다.
모바일 중고거래 시장을 놓고 모바일 전환기를 틈탄 벤처업계와 기존 전자상거래 강자의 경쟁도 치열하다. 옥션은 상반기 중고거래 취급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모바일 거래액 비중은 작년보다 6배 늘어난 30%를 차지했다. 옥션 일반 상품의 모바일 거래 비중 25%보다 높다. 회사는 최근 모바일 중고장터 앱을 개편, 3분 안에 상품 등록이 가능하게 절차를 단순화했다. 개인간 안심 거래를 위한 안전거래 시스템도 도입했다. 상품을 인기도나 가격 등 다양한 기준으로 쉽게 검색하고, 옥션 포인트도 그대로 쓸 수 있다. 모바일 환경에 맞춰 경매 방식도 접목했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변동하는 가격을 제약 없이 확인할 수 있어 모바일 환경에선 경매 방식이 잘 먹힌다”고 말했다.
유선 웹 중고 거래업체 중고나라도 최근 모바일 앱을 내놓았다. 큐딜리온과 제휴, 사진 촬영을 통한 간편한 상품 등록과 판매자 위치 정보 확인, 사기 정보 조회 기능을 제공한다.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 1000만 회원을 기반으로 모바일로 영역을 넓힌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