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학 강의실. 학과 학생회장 선출을 위해 과 학생 100여명이 모여 있다. 학생회장에 출마한 학생 3명이 나와 과 운영계획 등 공약을 설명한다. 공약설명이 끝나자 3명의 후보는 스마트폰을 꺼내 서울시 모바일투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앱)인 ‘엠보팅’을 실행해 핵심 공약을 후보자별로 기입한다. 이후 100명의 학생도 모두 엠보팅을 실행해 투표를 한다. 공약 설명이 끝난지 5분 만에 과학생회장으로 두 번째 후보자인 김선영 학생이 선출됐다.
서울시가 개발한 엠보팅을 활용한 사례다. 엠보팅은 서울시 시정뿐 아니라 누구나 질문을 만들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든 소규모 참여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대표적 수단이다.
엠보팅은 다양한 시정에 어떻게 하면 서울시민의 생각을 반영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하루에도 수많은 이슈가 생겨나는 서울시정에 일일이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시청 직원의 생각만으로 시정을 하면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시정을 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엠보팅이다.
엠보팅은 모바일(Mobile)과 투표(Voting)의 합성어다. 엠보팅은 스마트폰 앱으로 개발돼 누구나 쉽게 내려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2월 10일 시범오픈 후 한 달 동안 모니터링과 기능 보완을 거쳐 3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엠보팅의 투표만들기, 댓글쓰기 등의 기능은 닉네임과 비밀번호를 등록하는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를 마치면 사용 가능하다. 투표 종류는 △앱을 설치한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전체 공개투표 △특정 지역이나 대상에 국한된 특정인 투표 △발표회, 설명회, 행사 등 특정 장소에 모인 사람들만 참여할 수 있는 현장투표 등이다.
전체 공개투표는 서울시가 시민에게 물어보는 ‘서울시가 궁금해요’와 시민이 다른 시민에게 물어보는 ‘우리가 궁금해요’로 구성된다. 특히 우리가 궁금해요는 시민이 ‘투표만들기’ 기능을 이용해 직접 투표 안건을 만들 수도 있다. 특정 실내외에 있는 사람들만 투표가 가능한 현장투표는 엠보팅의 가장 특화된 서비스다.
서울시는 3월 서비스 출시 후 시민들에게 시 정책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시민들이 서울시정과 시민생활을 다른 시민에게 물어보는 투표안건도 시정운영에 참고한다.
각 실·국·본부와 사업소 등에서 주요 정책 추진 시 엠보팅으로 시민의견 수렴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내부 협업체계도 갖췄다.
김경서 서울시 정보화기획단장은 “엠보팅으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시민과 정책을 공유, 시민이 참여하는 모바일 협업체계로 안착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엠보팅 앱은 1만명 이상이 내려 받았고 7만명(중복 포함)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안건 수는 813건, 투표댓글 수는 6077건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