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앱 장터의 폐쇄적 운영으로 모바일 생태계 발전을 지나치게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앱 장터 운영에 대해 업계가 동의할 수 있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미리 설치돼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외에 앱을 받을 수 있는 외부 앱 장터 서비스를 엄격히 규제한다. T스토어와 올레마켓, 네이버앱스토어 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록이 불가능하다.
구글은 타사 앱 다운로드를 실질적으로 막고 있다. 대표적인 장애물이 ‘알 수 없는 출처’다. 사용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아닌 외부 앱 장터에서 앱을 받을 때마다 ‘알 수 없는 출처’라는 경고 메시지가 뜬다. 소비자는 혹시 보안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업계에 따르면 열에 여덟 이상의 소비자가 외부 앱 마켓 연결을 포기한다. 구글이 마치 외부 앱 장터가 보안에 취약한 것처럼 몰고 간다는 의혹이 나올 법하다.
업계는 ‘알 수 없는 출처’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1 본부장은 “우리는 네이버앱스토어 등록 전 모든 앱을 100% 사전 검수한다”며 “네이버가 개발사와 콘텐츠 내용, 안전도를 모두 확인한 앱인데 외부 앱 마켓을 통해 다운로드가 일어난다고 ‘알 수 없는 출처’라고 표시하는 건 사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구글이 외부 앱 마켓에 콘텐츠 인증 가이드라인을 주고 이를 충족하면 별도의 경고 메시지를 노출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구글 플랫폼 종속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앱 장터 역시 마찬가지다. ‘알 수 없는 출처’ 등 구글 견제 속에 토종 서비스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런 환경은 결국 스타트업의 구글 종속성을 부추기고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다양한 앱 장터가 메인 페이지에 스타트업 서비스를 노출하며 다운로드를 도와야 하는데 현재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한정적으로 이뤄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앱 장터 경쟁이 없어 구글이 선택한 일부 앱만 알려지고 나머지는 빛을 보기 힘들다”며 “외부 앱 마켓이 자신들의 색깔에 따라 다양한 앱을 홍보하고 경쟁하는 중국과는 시장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개발사 입장에선 직접적인 매출 타격도 생긴다. 수수료 30%를 받는 구글 대신 수수료가 싼 외부 앱 장터에서 콘텐츠 배포가 이뤄지면 이익이지만 현재로선 선택할 수 있는 외부 앱 장터가 거의 없다.
한성숙 본부장은 “외부 앱 장터에서 다운받은 콘텐츠에 대해 구글이 책임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줄 수 있지만 ‘알 수 없는 출처’란 표현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외부 앱 장터 운영에 대해 구글과 업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어떤 회사든 자사만의 앱 장터를 만들거나 운영할 수 있으며, 웹사이트, 스마트폰 제조사 등을 통하여 앱 장터를 사용자에게 배포할 수 있다”며 “또한 제조사 및 통신사와의 협의를 통해 스마트폰에 앱 장터를 선탑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