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테이프 시장의 지평을 열었던 윤선생 영어테이프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영어교육 전문기업 윤선생(www.yoons.com)은 과거 영어학습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카세트 테이프 공급을 전면 중단하고, 앞으로는 자사 스마트학습기인 ‘스마트베플리’를 중심으로 영어교육 시장의 스마트학습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980년 회사 설립 이후부터 2013년까지 34년 동안 윤선생이 제작한 카세트 테이프는 4억3천만 개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총 학령인구 3천7백만여 명이 1인당 11.6개씩 학습한 수량이다. 전체 테이프 시간은 총 3억6천만 시간으로, 학령인구 1인당 9.7시간씩 학습한 분량에 해당하며, 날짜로 환산할 경우 4만1천2백 년에 이른다.
전체 테이프의 릴을 모두 이으면 약 2천6백만km인데, 이는 지구를 648번 감을 수 있는 길이이자, 지구에서 달까지 34번 왕복 가능한 거리다. 모든 카세트 테이프를 가로로 연결(약 4만3천km)하면 한반도 남북길이의 39배에 가까우며, 지구를 한 바퀴 돌릴 수 있는 길이가 나온다. 카세트 테이프를 층층이 쌓았을 경우 전체 높이는 약 5백2십만m로, 남산타워의 2만 배 이상, 에베레스트산의 592배에 이른다. 모든 카세트 테이프를 바닥에 펼쳐놓은 면적은 2.76㎢로, 이는 일반 축구장의 376배, 여의도 면적(2.9㎢)과 유사한 넓이다.
초창기 윤선생 소리교재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당시 타사에도 오디오 테이프를 포함한 교재가 있었으나 이는 단순히 원어민의 영어발음을 들려주는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윤선생 소리교재는 학습내용을 쉽게 풀이해 테이프에 담았고, 마치 교사가 눈 앞에서 설명하는 듯한 ‘칠판식 강의’의 학습효과는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1991년 윤선생은 국내 최초로 미국에서 파닉스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개발, 출시한 윤선생 파닉스 교재가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이 시기 테이프 판매량도 함께 급증했다. 10년 뒤인 2001년, 윤선생이 국내 사교육 업계 최초로 설계한 ‘베플학제’ 역시 테이프 판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윤선생 영어테이프 판매량은 2005년까지 연평균 19.1%의 성장률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영어교육 시장을 석권했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05년의 경우 테이프 판매량이 연간 2천8백만 개를 넘어섰는데, 이는 하루 평균 7만8천여 개의 테이프를 제작해야만 판매 가능한 수량이다.
윤선생은 2012년, 자사 스마트학습기인 ‘스마트베플리’를 선보였다. 타사의 스마트 학습매체가 대부분 플레이어 기능에 국한된 반면, 스마트베플리는 개인별 맞춤학습이 가능하고, 이 모든 학습과정 및 결과가 교사의 스마트패드, 학부모의 스마트폰과 실시간 연동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화이다.
출시 당시에는 윤선생영어숲(학원)과 우리집앞영어교실(공부방) 회원에게만 스마트학습 서비스가 제공됐지만 작년 9월부터는 윤선생영어교실(방문학습) 회원들도 집에서 스마트베플리로 학습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5월말 현재, 윤선생 회원 중 스마트베플리 학습자는 전체의 68%에 달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이후 윤선생 신규회원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는데, 특히 11월~3월 기간 내 신규 가입한 회원은 3만7천여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나 늘었다. 수도권의 경우에는 전년 대비 14.3%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윤선생 연구소 곽계영 본부장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테이프는 비록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윤선생의 소리교재는 ‘스마트베플리’를 통해 앞으로도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제공될 것”이라며 “테이프가 학습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면 스마트베플리는 일대일 맞춤학습과 학습의 과정관리가 가능하므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라이프팀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