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총리 병목`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두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후에도 지명철회와 자진사퇴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문 후보자를 두고 벌어지는 혼란 속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청와대도 문 후보자를 고수하기는 힘든 판국이다. 지명철회나 자진사퇴가 이뤄지면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도 하지 못하고 연이어 낙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공직 후보자에 대한 여론의 검증과정이 더 엄격해졌다고 하지만 총리 인선을 놓고 두 달을 보낼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지난 4월 27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의 표명, 5월 22일 안대희 총리 후보자 지명과 28일 사퇴, 6월 10일 문창극 후보자 지명과 현재의 논란까지 60여일이 지났다.

문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또 다시 총리 후보자를 찾는 데 얼마나 시간이 더 필요할 지 장담할 수 없다. 총리는 내각을 총괄하는 대통령 다음의 자리다.

지금 우리에게는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움츠러든 경제도 살려야하고 각종 문제를 드러낸 공직사회도 일신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공무원단 승진인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달을 넘기면 연말까지 해당 인사를 못할 수 있다고 한다. 한 부처의 인사 지연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더 중요한 국가정책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의문이다.

최상위층에서 벌어지는 총리인선 참극이 국가시스템의 병목이 되고 있다. 관료사회의 적폐 해소와 국가개조를 외치는 목소리에 제대로 힘이 실릴까 걱정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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