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세계 최초로 광대역 LTE-A를 상용화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상용화에 나선다. 한국 통신업계가 다시 한 번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과시한 쾌거여서 흐뭇하다. 이 덕분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이동통신 혜택을 누린다.
돌이켜보면 3년 전 롱텀에벌루션(LTE)을 상용화한 뒤 우리 통신업계는 괄목할 만한 기술진보를 이뤘다. 멀티캐리어(MC) 기술 개발, LTE-A 상용화, 광대역 LTE-A 상용화 등 ‘세계 최초’ 기록을 세 번이나 갈아치웠다. 3년간 LTE 속도는 세 배나 빨라졌다. LTE 가입자도 3000만명을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뤄냈다.
이를 반영하듯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 등 국제 모바일 행사에서 우리 혁신 사례가 단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통신 3사 CEO들이 번갈아 가며 기조연설에 나서며 매번 문전성시다. 명실상부한 ‘통신강국’으로 선진국도 한국을 치켜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런데 외화내빈이라는 지적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네트워크 기술을 확보하고도 좀처럼 새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고작 내수시장에서 통신료를 올리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빼 아픈 비판도 제기됐다.
며칠 전 일본 소프트뱅크가 클라우드 통신 기능을 장착한 로봇 ‘페페’를 선보였다. 우리 통신사는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 됐다. 소프트뱅크는 로봇을 마치 스마트폰처럼 판매하며 새 네트워크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우리 통신사가 네트워크 속도 올리기에만 연연하는 동안 해외 통신사는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로 실속을 챙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좋은 네트워크를 갖춰도 활용하지 못하면 결국 비즈니스에서 후발 주자로 전락한다. 애플 ‘아이폰’에 유수 휴대폰 업체들이 추풍낙엽이 된 것과 비슷하다. 통신업계도 이제 속도 경쟁과 가입자 유치라는 ‘레거시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앞선 기술력을 극대화할 ‘신의 한수’를 고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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