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망·웹사이트에 무제한인터넷주소(IPv6) 도입을 의무화한다. IPv6 구현 정보통기술(ICT) 장비에는 세금도 감면해준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IPv6 인프라 전환을 100% 달성, 사물인터넷(M2M)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미래 ICT 서비스에 대응할 방침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IPv6 확산 로드맵’을 발표하고 민관 합동으로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IPv6 시대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인터넷·통신 장비와 사물인터넷 등 신산업 활성화의 기틀을 다질 계획이다.
IPv6는 기존 인터넷 주소 체계인 IPv4를 대체할 유일한 대안으로 무한대로 주소 할당이 가능하다. IP주소가 없으면 단말기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1981년 개발된 IPv4는 43억개 주소를 부여할 수 있지만 고갈이 머지않았다.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는 이미 2011년 2월 IPv4 고갈을 선언하고 기업이나 기관당 1회 주소 할당 규모를 1024개로 제한했다.
우리나라 IPv6 전환율은 저조한 편이다. 미래부에 따르면 2013년 2월 기준 우리나라 IPv6 전환율은 0.01%로 스위스(12.5%), 루마니아(10.78%), 일본(6.81%), 미국(6.41%) 중국(1.13%)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송경희 미래부 인터넷정책과장은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ICT 산업이 발전해 기존 주소(IPv4)를 많이 확보한 편”이라며 “하지만 M2M, IoT 등 ICT 서비스 수가 증가하며 IPv6로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로드맵 발표로 사업자(ISP)가 각각 IPv6 전환 진행상황을 공유해 서비스 확산이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미래부 로드맵에 따르면 올 하반기 SK텔레콤이 IPv6 기반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하고 SK브로드밴드가 초고속인터넷, 다음이 웹사이트 상용서비스를 개시한다.
KT,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주요 ISP는 2014년까지 백본망의 IPv6 전환을 끝내고 가입자망은 2017년까지 구축을 완료한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단말기 제조사들은 2014년 하반기부터 IPv6 지원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IPv6 전환 촉진 지원 사업, 제도·인프라 확충을 통해 사업자 IPv6 전환을 뒷받침하는 추진체계를 마련한다. 3월 14일 이후 기업이 도입하는 IPv6 장비는 취득금액의 일정 부분(대기업 3%, 중소기업7%)을 소득세나 법인세를 통해 감면해준다.
기술지원과 인력양성도 추진한다. 미래부는 올해부터 ‘IPv6 전환 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연 20개 이상 기업별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할 방침이다.
네트워크관리자나 IT엔지니어를 대상으로 국제인증과정을 개설하고 자격인증제도를 운영해 연간 1200명 수준의 IPv6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진규 미래부 인터넷정책관은 “금년 하반기 IPv6 상용서비스가 개시되면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국내 IPv6 이용률이 조만간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될 것”이라며 “이번 로드맵을 계기로 IPv6 전환이 앞당겨지고 인터넷·통신 장비와 사물인터넷 등 신산업이 활성화되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