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부문 공모전 응모작 저작권, 응모자에 귀속

‘공모전 응모작 저작권은 일체 주최 측에 귀속됩니다’

앞으로 공공 부문 공모전에서 이 같은 문구는 사라질 전망이다. 민간 공모전도 일방적으로 주최 측이 저작권을 소유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일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모전 개최 시 응모자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공모전 저작권 가이드라인(가칭)’을 마련해 다음 달부터 공공 부문에 적용한다고 26일 밝혔다. 민간 부문에서도 응모자가 저작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동안 공공·민간이 개최하는 공모전 응모자는 저작권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는 게 문화부 분석이다.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 수준’ 저작물로 여겨 주최 측이 일방적으로 저작권을 소유하는 사례가 많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응모자는 공모전에서 수상하지 못 하더라도 저작물을 재활용할 수 없고, 주최 측은 아이디어 상당수를 사장시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문화부는 가이드라인에서 원칙적으로 저작권을 응모자에게 귀속하도록 했다. 응모작 저작권의 전부 또는 일부 양수를 일방적으로 결정해 고지할 수 없다. 주최 측은 입상작 발표 후 응모자와의 별도 협의를 통해서만 권리 취득이 가능하다. 주최 측은 다른 사람보다 우선해 해당 저작권을 양수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응모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주최 측이 입상 응모작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필요 범위 내에서 응모자에게 이용 허락을 받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저작물 이용 범위·방법은 공모전 목적에 합당하게 결정하도록 했으며, 기간·장소·횟수 등 제한이 가능하다. 응모작 저작권 관련 분쟁이 발생하면 한국저작권위원회에 조정 신청해 원만히 해결하도록 했다. 공모전 개최 시 저작권 소유와 관련된 유의사항을 예시로 마련해 공공 부문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 주최 측에 저작권이 귀속되는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라며 “법률 검토를 거쳐 4월부터 적용할 계획으로 민간 부문에는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이 같은 방향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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