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6 때문에…" 9월 이후 디젤 신차 인상 불가피할 듯

올 9월 이후 출시되는 디젤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및 승용차의 신차 가격이 인상될 전망이다.

유럽의 강화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가 국내에도 적용되면서 이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한 개발 비용과 추가 부품 가격을 반영하면 가격 인상 폭은 수백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자동차 및 수입차 업계는 신기술을 개발해 규제에 대응할 방침이지만 일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23일 환경부 및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와 수입차 업체는 9월 적용되는 유로6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차량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유럽 기준인 유로6와 동일한 수준으로 강화된 국내 배기가스 허용 기준은 올 1월 대형(버스 및 화물차) 디젤차에 이어 9월 승용차에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체는 9월 이후 출시하는 디젤 승용차부터 바뀐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미 판매 중인 기존 모델은 유예기간 1년 이내인 내년 8월까지만 판매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모든 디젤 차량이 유로6 기준을 만족해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유로6는 질소산화물 저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로6 기준에서 질소산화물은 기존 0.18g/㎞ 이하에서 0.08g/㎞ 이하(경차 및 소형 승용차)로 갑절 이상 강화된다. 특히 대형 승용차의 질소산화물 저감 비율은 80%(2.0g→0.4g)에 달한다.

이처럼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고자 자동차 업체들은 ‘질소산화물(NOx) 저감장치’를 추가로 장착해야 하는 등 개발 및 생산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강화된 유로6 규제 수준에 맞추려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새로운 기술과 부품을 적용해야 한다”며 “현 상황에서 일률적으로 판매 가격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개발 비용 등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디젤 차량에는 원래 매연 저감을 위한 배출가스후처리장치(DPF)가 장착됐지만 강화된 기준을 충족하려면 DPF에서 걸러내지 못하는 부분까지 처리할 수 있는 질소산화물 저감장치가 필요하다. 특히 이 장치 가격은 차급에 따라 적게는 3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가 이 부분을 판매 가격에 최대한 적게 반영하더라도 수백만원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유로6 기준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저감장치를 장착하거나 촉매제를 쓰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판매 전략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가격이 인상되는 브랜드가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박연재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국내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기준 강화는 글로벌 규제 변화 추이와 동일하게 맞춰 진행하는 것”이라며 “국내 자동차 업체도 내수와 수출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어차피 극복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