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드라이브]벤츠 CLA 200 CDI...‘청년 맹수’의 우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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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 200 CDI

신형 CLA 200 CDI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소형 라인업 가운데는 비교적 큰 편에 속하는 차다. 지난해 A와 B클래스가 들어왔고 지난 1월 말 CLA클래스가 상륙했다. 판매량 확대를 위해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CLA에 대한 국내 소비자 반응은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은 호의적이다. 2월 한 달 간 200대가 넘게 팔렸다.

신형 CLA 200 CDI의 첫인상은 강렬하다. 일반 쿠페가 2도어인 것과 달리 4도어를 고집하는 벤츠만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한 중간에 콱 박힌 삼각별과 동물적인 헤드라이트 디자인, 날렵하게 뒤로 이어지는 곡선 등이 이제 막 새끼 티를 벗은 ‘청년 맹수’를 연상케 한다. 달리고 싶어진다. 이 차를 멀리 남도여행에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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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 200 CDI 내부

이 차의 내부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점은 없다. 시트와 운전대, 계기판, 센터페이서 모든 게 ‘무난한 럭셔리함’ 속에 서 있었다. 만약 다른 브랜드 차였으면 이정도도 호사스럽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벤츠니까 평범한 인상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현대모비스와 공동 개발해 장착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이 실용성 면에서 눈에 띄었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통해 본 하늘은 넓고 푸르렀다. 실내 공간이 넉넉하기를 바랄 수는 없었다. 아무래도 소형 쿠페니까.

먼 길을 달리면서 CLA 200 CDI의 성능을 골고루 시험했다. 고속도로와 국도, 시내를 모두 달려봤다. 이 차는 1.8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달았다. 벤츠 측이 제공한 시험성적표에는 최고 출력이 136마력, 최대 토크가 30.6㎏·m이라고 돼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20㎞이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9.4초란다.

시내 주행은 물론 전혀 나무랄 곳이 없었다. 도심 연비가 14.8㎞/ℓ나 된다고 하니 기름값 절약할 생각에 왠지 안심이 됐다. 고속도로에서 이 차는 진정한 능력을 발휘했다. 한적하고 쭉 뻗은 도로에서 성능을 시험해봤다. 시속 180㎞까지 무난히 올라갔다. 도로 사정으로 더 달릴 수 없는 점이 아쉬울 뿐이었다.

벤츠 측에선 신형 디젤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의 조화를 강조했다. 승차감이 편안하고 주행 성능이 역동적이라는 것이다.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도 감소했다고 한다. 승차감 면에선 흠잡을 곳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조용했고, 진동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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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 200 CDI

그러나 주행 성능이 역동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고속으로 달리는 능력은 있었으나 급하게 치고 나가는 맛은 부족했다는 게 솔직한 느낌이다. 아무리 벤츠라도 작은 엔진으로 큰 엔진의 느낌을 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쿠페’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차에게는 몹시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성은 뛰어났다. 복합 연비는 16.6㎞/ℓ로 1등급이고, 고속도로 연비는 무려 19.7㎞/ℓ에 달한다. 연료탱크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서울 시내주행과 고속도로 주행, 현지 주행을 모두 하고도 남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꼭 1만원어치의 기름이 더 필요했을 뿐이다.

이 차에는 장거리 운행으로 집중력이 떨어진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의 어시스트’ 기능이 있는데 다행히 한 번도 작동하지 않았다. 스스로 주차 공간을 찾아내 평행주차와 직각주차를 해주는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는 운전이 미숙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안전에도 큰 공을 들였다. 탑승객 안전을 위해 견고한 차제 구조와 함께 7개의 에어백을 기본 적용했다. A 필러와 C 필러 사이에 내장된 윈도 에어백과 운전자 및 동반석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이드 에어백, 무릎 에어백 등이 있다. 유럽에서 진행한 충돌테스트에서 만점인 별 5개를 획득했다.

쓰고 보니 너무 나무라기만 한 것 같다. 4000만원 중반대 가격에 명차를 소유할 수 있다는 꿈을 주는 차인데 말이다. 예쁘고, 멋지고, 잘 달리는 차다. 다만 독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을 따름이다. 모든 차가 슈퍼카일 수는 없는 일이고, 그럴 필요도 없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은 사람이나 차나 마찬가지다. 합리적 가격과 스타일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추천할 만한 차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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