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챗과 와츠앱 등 모바일메신저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세계 이동통신사 매출 325억달러(약 35조원)가 사라졌다고 24일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오범(OVUM) 리서치 최근 보고서에 나타난 결과로 오는 2016년에는 감소액이 540억달러(약 54조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라인과 카카오톡, 위챗 등 유력 아시아 모바일메신저에 페이스북 인수로 날개를 단 와츠앱까지 성장하며 이통사 문자 수익을 잡아먹는다. 올해 미국 이통사 문자 수익은 지난해 대비 4% 하락한 210억달러(약 22조6002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멕시코 이통사 매출 중 문자 비중은 2008년 15%에서 올해 7% 아래로 떨어진다. 네덜란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오범 리서치는 “현지 이통사 로열KPN의 유료 문자 매출이 급락했다”며 “편리하고 무료인 모바일메신저 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메신저의 장점은 단연 무료라는 점이다. 모바일 가입자가 해외로 문자를 보낼 경우 일반 문자는 한 건당 최대 25센트, MMS는 50센트를 내야 한다. 와츠앱을 이용하면 첫 해는 무료, 다음해부터는 연간 99센트로 문자는 물론이고 음성·동영상 메시지를 무제한으로 보낼 수 있다. 가격 경쟁에서 상대가 안 된다.
이통사도 나름의 해법을 찾고 있지만 무료와는 거리가 있다. AT&T는 한 달 10달러를 내면 해외로 100개 문자를 보내고 이후에는 건당 20센트를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버라이즌은 해외 문자 발송과 MMS 문자 발송에 제한을 두지 않는 새로운 요금제를 공개했다.
이통사 타격은 비단 문자 매출만이 아니다. 위기감은 최근 페이스북의 와츠앱 인수를 목격한 서양권이 더 크다. 앱 안에서 음성통화가 가능한 아시아 메신저와 달리 와츠앱은 아직 해당 기능이 없다. 현지 모바일 산업 전문가 찰스 골빈은 “와츠앱을 인수한 페이스북이 전 세계 12억 사용자에게 와츠앱의 존재를 알릴 것”이라며 “이통사의 문자 매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으며 음성통화 기능을 더하면 더 큰 악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와츠앱 인기가 북미를 넘어 인도와 라틴아메리카, 유럽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수년 내 사용자 10억명을 만드는 것이 페이스북의 목표로 와츠앱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나다 2위 이통사 텔러스의 요셉 나탈 최고상업책임자(CC0)는 “더 많은 고객이 앱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통화하고 있다”며 “이통사 수익이 데이터 이용료로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이통사 문자 매출 감소액
자료:오범 리서치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