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유통 공룡에 모바일 게임 업체까지 가세하면서 중국 통신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전자상거래와 휴대폰 유통 시장 1위 기업에 이은 진출이다. 세 곳의 국영 통신사가 독점하던 시장에 자본과 유통망까지 가진 민간 공룡 기업들의 공세가 시작됐다.
19일 글로벌타임스와 차이나IRN은 중국 1·2위 가전제품 유통업체 쑤닝(Suning)·궈메이(Gome)를 비롯한 8개 기업이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 2차 인증을 추가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 공업신식화부(MIIT)는 지난해 12월 1차 인증에서 알리바바·징둥을 포함한 11개 기업의 MVNO 사업을 인가했다.
1·2차 인증으로 시범사업에 돌입할 19개 민간 기업이 새롭게 통신업에 뛰어들어 중국 최초의 민간 통신업자로서 MVNO 사업의 첫 발을 내디딘다. 민간 MVNO 사업자는 국영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의 네트워크를 임대해 직접 모바일 가입자를 모으고 자체 브랜드로 서비스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네트워크를 빌려쓰는 우리나라 ‘알뜰폰’ 사업자와 같다.
중국 정부는 2130억달러(약 225조원) 통신업 발전을 위해 민간 자본 진출을 장려하고 경쟁을 촉진하고자 지난해 MVNO를 포함한 8개 통신 분야를 민간에 개방키로 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에서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대부분이 모바일 통신을 직접 판매·서비스하는 시대가 열렸다.
중국의 ‘하이마트’라 불리는 쑤닝은 대륙 전역 300여개 도시에 1700여개 지점을 가진 중국 최대 가전 유통 기업이다. 궈메이는 1000여개 매장으로 2위다. 두 업체의 온라인 시장 영향력도 크다. 1차로 MVNO 사업 인증을 획득한 알리바바·징둥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역시 사업권을 가지게 된 다이신은 오프라인 휴대폰 유통 1위다.
쑤닝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방점을 뒀으며 궈메이는 차별화된 서비스 패키지로 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인증에는 게임 기업 워뉴슈즈도 포함돼 통신 사업 모델의 다각화도 점쳐졌다. 모바일 게임 앱을 활용하고 모바일 게임 사용자에 전용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의 비즈니스 모델이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MVNO 사업자가 인터넷 분야에 다소 뒤떨어진 기존 국영 통신사의 서비스를 보완하면서 4G 시대의 신규 수요에 부응할 새 통신 모델을 선보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 전통적 음성 통화·문자 서비스 모델과 온라인 기반 특화 모델의 경쟁이다. 일례로 1차 인증을 받은 버스 TV 사업자 부삽(Busap)은 1억6500만달러(약 1760억원)를 투입해 10만여대 버스 내 와이파이 서비스를 개시한다.
차이나IRN은 “장점을 발휘하는 기업만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통신 시장 전반에 본질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오범리서치는 중국에서 민간 사업자가 2018년 모바일 사업의 10% 가량을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주요 MVNO 사업자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