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발전기 사라질 판

국내 발전기 제조업체 대부분이 중국산 제품 총판으로 전락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중소 발전기 제조업체 4곳 중 3곳의 직접 생산 비중이 중국산 수입판매 비중보다 낮아졌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산 수입·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매출 기업인 G사는 90%, C사는 60%, E사는 50% 수준이다.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업체는 B사 한 곳뿐이다.

국내 업체가 제조보다 수입 판매를 택한 것은 국내 시장이 가격경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용량 400㎾급 이상은 이미 무관세로 들여오고 있어 국내산 제품과 비교해 30% 이상 저렴하다.

계약 당시 국내 생산이라는 조항만 없으면 완제품 형태로 사서 설치하는 게 업체에는 더 이익이다. 굳이 부품으로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 엔진 유통업체인 D사에서 중국산 동체까지 수입·유통하면서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엔진과 동체 등 발전시스템에 필요한 모든 설비를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는 설치 인력만 있으면 발전기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생산 인력을 갖춘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 인력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체들이 국내 생산을 포기하면서 대중국 발전기 무역수지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지난해 발전기 수입증가율은 평균 31.9%로 전력기자재 중 가장 높다. 대중국 적자 규모도 지난해 5억3500만달러로 대중국 적자의 25%를 차지한다.

발전기 수입액도 2012년 8억9000만달러, 2013년 11억5400만달러에 이어 올해는 14억9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 발전기 업체 대표는 “발전기 대부분이 비상용으로 쓰이다보니 발주처에서는 성능보다 가격을 중요하게 따져 중국산을 쓸 수밖에 없다”며 “발전기는 더 이상 제조업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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