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14]철저한 준비와 과감한 도전, 2014년 청마의 꿈은 이뤄진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앞으로의 경영 환경은 위기 그 자체다. 이 정도 만들면 팔릴 것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선 기술과 완벽한 품질은 물론 고객을 사로잡는 마케팅과 유통, 서비스 까지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구본무 LG그룹 회장

수십년간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두 거목이 연초 신년사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올해도 `위기론`이다. 식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이다. 시대가 너무나 급변한다. 기술·서비스·시스템·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선두 자리를 내줘야 한다. 추격자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만 됐다`는 안도를 하는 순간 남들은 무섭게 치고 나간다.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쇼 `CES 2014`는 이를 잘 말해준다. 삼성전자는 작년 9월 독일 가전행사인 `IFA 2013`에서 곡면 LED TV를 처음 공개했다. 높은 기술력을 요해 후발주자들이 쉽게 따라오기 힘들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번 CES 2014에서 중국 TV업계가 대거 곡면 LED TV를 들고 나왔다. 화질 등 우리 기업을 완벽하게 따라오지는 못했지만 중국 TV업체들의 추격은 분명 우리 기업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기술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선두를 따라잡을 수 있는 또는 추격자를 따돌리는 기술을 내놓아야 한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선행투자를 펼쳐야 한다. 매년 꾸준한 성과를 내는 기업은 불황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 각 분야의 후발주자는 더욱 더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글로벌화가 심화하면서 각 산업에서 한두 개 업체만이 살아남는다. 과거 지역별로 2~3개 업체가 시장을 배분했던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특정 시장을 기반으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했던 업체가 갑자기 인수합병(M&A) 등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다. 글로벌화 심화로 지역별 문화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데다가, 다국적기업은 특정 지역의 문화적 특색을 반영한 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공략한다. 소위 제품에 `북미향` `유럽향` `남미향` `중국향` 등의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더 이상 한 지역만으로 살아남기는 힘든 시대다. 이는 오히려 우리에겐 기회다. 이스라엘에 유독 세계적인 기업이 많다. 좁은 내수시장 때문에 창업부터 세계시장을 겨냥해서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주변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해외 성공사례를 볼 수 있다. 정부도 이에 맞춰 지원책을 펼친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좋은 아이디어로 제품을 내놓는다고 해서 성공하기는 힘들다. 아이디어와 함께 충분한 마케팅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때문에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성공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사라지는 현상인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 심화됐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내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에 나섰지만 지금은 그마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몇 개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좁은 국내시장에서만의 성공이 쉽지 않고 결국 세계 시장을 노크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힘들고 어렵지만 많은 기업이 그 벽을 뛰어넘어 해외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었다. 철저한 준비와 전략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 `메이드인 코리아` 성공 역사를 쓴 것이다.

올해도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경제상황은 말 그대로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기회는 있다. 특히 올해는 신흥시장보다는 북미와 유럽 선진시장 기대가 크다. 굴지의 대기업 임원은 “최근 수년간은 신시장 개척에 열을 올렸다면 올해는 북미와 유럽 시장 비중을 높여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미국에 이어 지난해 불안감이 끊이지 않던 유럽이 올해 확연히 살아나는 모습이다.

시장은 `분위기`다. 침체설이 나오면 무섭게 시장이 냉각하지만 성장설이 고개를 들면 일시에 시장이 살아난다. 근저효과가 작용한다. 성장지표는 대부분 전년 동기를 기준으로 잡는다. 지난해 어려웠으면 올해 지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으로 나온다. 이는 시장에 `청신호`로 보인다. 소비심리도 마찬가지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소비자가 예전보다 쉽게 지갑을 연다.

정부는 이 같은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시대, 많은 준비를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시작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올해 가시화한다. 정부는 도전하는 기업을 적극 지원한다. 개인과 기업의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노력에 힘을 싣는다. 그들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시장을 만드는 것은 어렵고 힘든 작업이다. 하지만 노력의 대가는 크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초함으로써 시장 100% 모두를 가져갈 수 있다.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내기에는 힘들다. 낮은 인건비와 막대한 시장을 보유한 중국 기업이 버티고 있다.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에겐 많은 기회가 찾아온다. 시장은 이들에게 열광하고 더 큰 믿음을 보인다. 시장 개척자에게 보상만이 아닌 새로운 기회가 지속적으로 생겨난다.

올 한해 적잖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오랫동안 그 난관을 뛰어 넘어왔다. 올해도 그 장애물을 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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