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가 LCD 반도체 시장에서 발을 뺀다고 니혼게이자이가 1일 보도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LCD 반도체 개발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매각하고 자동차 반도체에 역량을 집중한다. 르네사스는 대규모 인력 감축을 뼈대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LCD 구동 드라이버 IC 사업을 하는 르네사스에스피드라이버다. 2013년 매출은 600억엔(약 6230억원) 수준이며 영업이익률은 10% 안팎이다. 도쿄와 나라에 공장이 있다. 임직원은 약 240명이다.
르네사스에스피드라이버 지분은 르네사스가 55%, 샤프가 25%, 대만 파워칩이 20%를 갖고 있다. 르네사스는 지분 전량을 매각할 방침이다. 3월 입찰을 시작해 연내 마무리를 목표로 한다. 매각 대금은 수백억 엔으로 보인다. 파워칩을 비롯해 다른 외국 기업이 의향을 보인다고 전해진다.
휴대폰 화면에 영상 데이터 전달을 원활하게 돕는 LCD 구동 드라이버 IC는 스마트폰 인기에 힘입어 시장이 커졌다. 2013년 세계 시장은 전년 대비 25% 성장한 25억달러(약 2조6800억원) 정도다. 르네사스에스피드라이버는 점유율 30%에 육박하는 선두 기업이다.
한국과 대만 기업이 LCD 구동 드라이버 IC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 하락이 두드러지는 추세다. 르네사스는 앞서 2012년 TV에 들어가는 LCD 구동 드라이버 IC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대신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전망인 자동차와 산업기기용 반도체에 힘을 쏟기로 했다.
르네사스는 일본 내 공장 다섯 곳을 폐쇄하고 전체 임직원 4분의 1에 달하는 5400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매각이 결정된 곳은 쓰루오카공장뿐으로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