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눈, 저탄소차 협력금
저탄소차 협력금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면서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제도를 예정대로 내년 1월부터 시행하되, 업계 및 소비자들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 및 이해 당사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협력금 구간별 판매 비중은 △보조금 구간 21.8% △중립 구간 42.8% △부담금 구간 35.4%에 분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차 및 일부 소형차는 보조금 구간에 포함해 일반 서민층이 혜택을 받도록 하고, 소형차 및 일부 중형 차(2000cc급)는 중립 구간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는 향후 부처 간 협의 과정에서 보조금 지급 및 부담금 부과 구간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임충묵 환경부 교통환경과 사무관은 “저탄소차 보조금 및 부담금 구간과 금액은 현재 정부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올 1분기 내에 조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라며 “향후 업계 의견 등을 충분히 수렴해 합리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 시행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초기 부담금이 당초 계획보다는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 대표 주력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대의 명분이 어느 정도 주효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산업 보호에 앞서 자동차 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제적인 온실가스 및 환경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가운데, 저탄소차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할 경우, 미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스마트카와 전기동력차에 대한 선행 투자도 중요하지만 연비 및 내연기관의 효율성 향상이 자동차 업체의 가장 근본적인 경쟁력”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국내 자동차 연구개발 인프라를 고도화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도 단기적인 수익성에만 급급하기 보다는 디젤 엔진 개발 및 연비 향상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입차가 디젤 모델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것은 현대·기아차가 가솔린 모델 개발에 집중하면서 생긴 틈새를 성공적으로 공략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비싼 부품 가격과 엔진 효율 향상 기술 부족 등으로 인해 디젤 모델 개발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다”며 “정부와 자동차 업계의 연구개발 전략이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핵심 원천 기술 확보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