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소니 신용등급 `정크`로 강등

TV와 카메라를 비롯한 핵심 사업에서 경쟁사에 밀리며 총체적 난관에 빠진 소니가 신용등급마저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강등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소니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 등급인 `투기(junk)` 등급으로 강등했다고 27일 밝혔다.

무디스는 보고서에서 소니의 대차대조표 개선이 필요하다며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는 전체 투자등급을 21단계로 나누는데 Baa3은 투자 가능 등급(상위 10단계) 중 가장 낮고, Ba1은 투자 부적격 등급(하위 11단계) 중에선 가장 높다.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소니 TV와 PC 사업 분야가 난관에 부딪혔다”며 “두 분야는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기술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진다”며 신용등급 하향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소니의 수익성은 약하고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TV, PC,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 등 가전제품 분야에서 수익 하락세가 계속된다고 전망했다.

소니 사업 부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반기 결산(4~9월)에서 TV 사업 부진 등으로 158억엔(약 166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기 결산으로는 3기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2012년 11월 소니 신용등급을 정크 수준인 `BB-`로 세 단계 낮췄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의 강등에 앞서 소니의 부도 위험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 23일 소니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한 바 있다.

소니의 사업 악화는 지나친 `자사 표준` 고집과 `관료주의` 문화가 큰 요인으로 꼽힌다. 소니는 기술 독점을 위해 자사 기술 방식만을 고집하면서 기술 세계에서 스스로 고립되는 실수를 범했다. 새로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없이 기존 기술로만 수익을 내려는 관료주의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걸림돌이 됐다는 평가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