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가 뒷이야기]中企 잡는 `세무조사` 해도 너무 해

○…중소기업 잡는 `세무조사` 해도 너무 해.

현 정부 들어 중소기업들은 세무조사 바람에 떨어 왔습니다. 정부가 세수 확충을 위해 세무조사 수위를 갈수록 높이고 있다는데요. 탈법·불법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제는 연구소 운영 현황까지 점검한다고 합니다. 연구소가 세금 우대를 받기 위해서는 사업부와 완전히 분리 운영돼야 한답니다. 연구원들이 사업에 조금이라도 관여하고 있다면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식입니다. 연구원들이 선행 연구에 전념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중소기업의 현실이 어디 그렇게 됩니까. 보통 두 가지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데 이런 일까지 문제삼으니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원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더욱이 요즘에는 `기본 요금`이라는 것도 생겼다던데요. 일단 세무조사를 당하면 5억원, 10억원 정도의 세금을 추징당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정부가 중소기업 위한다고 아무리 떠들어도 산업 현장에서 공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연로한 A사 사장, 은퇴하면 회사는 어쩌나.

얼마 전 중견 소재업체 A사가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A사는 광학소재 분야에서 나름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손꼽힙니다. 지난 몇 년간 매출 성장은 다소 들쭉날쭉 했지만 상당한 이익을 냈죠. 연로한 A사 사장은 아들이 회사를 물려 받기를 바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힘든 제조업보다는 다른 일을 하겠다는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했습니다. 물려줄 사람이 없어 업을 정리하는 일본 소재부품 기업들의 이야기가 이젠 우리에게도 남 일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산업 근간인 제조업의 미래가 걱정됩니다.

○…OEM 하던 B사 따라하는 `갑` 때문에 속앓이.

대기업 LED조명을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B사 사장은 최근 고민에 빠졌습니다. B사는 수십년간 조명을 제조하고 연구개발(R&D) 투자를 해서 조명기구 제작, 디자인 노하우를 쌓아왔습니다. 3년 전 모 대기업이 LED조명 사업에 뛰어들면서 러브콜을 받았습니다. B사는 새로운 설비 투자를 위해 자금도 지원받고 무엇보다 확실한 물량을 보장받으니 매출을 키우는 데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사업에도 도움이 됐고 자연스럽게 실력이 알려졌습니다. 문제는 이제 와서 보니 OEM으로 협력 관계를 맺은 동안 이 대기업이 기술과 노하우를 하나씩 익혀가 이제는 직접 비슷한 조명을 제조해 출시하더라는 겁니다. `갑`에게 따질 수도 없고. 속타는 요즘입니다.

○…소재부품가엔 아직도 어색한 `홍보`

소재부품 기업들은 기업고객(B2B)을 주로 상대하지만, 가끔 일반 소비자(B2C)용 제품을 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B2B에 익숙하다보니 소재부품 기업들에는 마케팅과 홍보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고 합니다. C사는 홍보를 준비한답시고 새로 선보일 제품 출시 일정을 정하지 못해 시판을 한달 이상 미루기도 했답니다. B2C 사업을 준비한다면 홍보나 마케팅에 대한 최소한의 노하우는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소재부품가 뒷 이야기는 소재부품가 인사들의 현황부터 화제가 되는 사건의 배경까지 속속들이 알려드립니다. 매주 월요일 소재부품면에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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