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코스닥 기업을 주목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 코스닥에 꾸준히 유입되면서 코스닥 시가 총액에서 외국인 보유액 비율이 2년 반 만에 10%를 넘어섰다. 외국인 코스닥 주식 보유량 비중도 지난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닥주식 보유액은 12조5858억원으로 시총(123조8825억원)의 10.16%를 차지했다. 1년 전(8.27%)보다 1.89%포인트 가량 높아졌고 지난해 폐장일(9.87%)보다도 0.29%포인트 오른 수치다.
시총 내 외국인 보유액 비중이 10%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일(10.03%)부터로 2011년 8월 26일(10.02%)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총에서 외국인 비중은 2008년까지만 해도 10%를 웃도는 것은 물론이고 20%선까지 오른 적도 있다.
하지만 네이버(당시 NHN)가 유가증권(코스피)시장으로 둥지를 옮긴 2008년 11월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고 한때 6%대까지 떨어졌다. 10%대에 머문 때는 2011년 1월 말부터 7개월가량이 전부였다.
외국인의 시총 비중이 늘어난 만큼 주식 수 보유량도 증가세다. 지난 17일 기준 외국인의 코스닥 주식 보유량은 11억7015만주로 전체 주식(213억8770만주)의 5.4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날(4.95%)보다 0.52%포인트,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5.20%)보다 0.27%포인트 각각 늘어난 수치로 2007년 8월 9일(5.48%) 이후 6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외국인은 최근 코스피 주식을 팔고 코스닥 주식을 사들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5000억원 어치 넘게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선 205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이틀만 빼고 매일 사들이는 양이 많았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올 들어 코스닥은 3.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3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7% 정도 초과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에 주목한 결과라고 봤다. 주요기업의 실적 둔화 우려나 엔화 약세로 코스피 시장이 부진하고 연말 배당기준일도 지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코스피의 실적 이슈 때문에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코스닥을 주목하면서 연초들어 가치 있는 코스닥 주식 비중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주체로 부상하면서 코스닥 지수가 단기 반등 이상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올해 들어 코스닥 순매수 규모가 2000억원 정도인 점 등을 감안할 때 흐름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